수성갑·을, 포항남울릉·경주 등 대구·경북 10곳 이상
민주당·통합당·무소속 대결… 보수분열 표 분산 전망

4·15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얼마만큼의 의석을 획득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이 본거지로 삼고 있는 대구와 경북에서 ‘공천’ 문제로 무소속 후보의 득세가 이어지면서, 민주당의 ‘어부지리 당선 지역’도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우선 현역인 김부겸·홍의락 의원이 지키는 수성갑과 북구을 선거구가 민주당의 강세지역으로 꼽힌다. 이들 지역은 민주당 콘크리트 지지층이 평균 20∼25%에 달하고 의원 개인별 역량으로 15∼18% 정도의 지지율을 지닌 것으로 분석되는 곳이다.

김부겸 의원이 출마한 수성갑은 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같은 당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무소속 출마 강행의지로 보수진영의 분열이 작용하게 될 지역으로 분류된다.

홍의락 의원의 북구을은 통합당 김승수 전 대구시행정부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통합당 경선에서 탈락한 주성영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상태로 역시 보수표의 분산이 예견되고 있다.

경북 구미을에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김현권(비례대표) 의원도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통합당 공천을 받은 김영식 예비후보에다 컷오프된 김봉교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이 무소속 출마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역 관계자는 “구미시장을 배출한 깨지지 않는 민주당 지지세에다 보수표의 분산에 따른 반사이익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경북 지역에서 처음으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할 수 있는 총선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통합당의 대구·경북 컷오프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가 이어지면서 민주당 예비후보자가 어부지리를 얻거나 접전을 벌이는 곳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에서는 수성을과 북구갑, 달서갑, 달서병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고령·성주·칠곡, 포항 남·울릉, 경주, 안동·예천, 구미을 등이 이야기되는 상황이다.

대구 수성을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통합당 이인선 예비후보와 보수표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상식 예비후보가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대구 북구갑과 달서갑, 달서병도 보수진영의 분열로 인한 표 분산으로 이어지면 민주당의 어부지리가 가능한 곳으로 판단되고 있다. 북구갑에서는 민주당 이현태 예비후보와 통합당 양금희 예비후보, 무소속 정태옥 의원의 3자 구도가 진행되고 있으며, 달서갑도 곽대훈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진영 분열이 예고된 곳이다. 특히, 자유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출마하는 대구 달서병에서는 통합당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민주당 정정남 예비후보가 나서 접전이 예상된다.

경북의 고령·성주·칠곡과 포항남·울릉 등도 마찬가지다. 고령·성주·칠곡에서는 통합당 정희용 예비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민주당 장세호 전 칠곡군수와의 2파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23일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후보 간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항남·울릉에서는 박승호 전 포항시장의 무소속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민주당 허대만 예비후보와 통합당 김병욱 예비후보를 더한 3파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보수 측의 ‘정권 심판론’보다는 통합당의 공천 파행이 주된 이슈로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보수의 분열에 따른 표의 분산으로 이어져 민주당의 약진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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