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입니다. 생각학교 ASK 강의 준비를 하다가, 흥미로운 기사를 보았습니다. 한국의 중산층 기준과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기준을 대비한 내용이었습니다. 너무도 극명한 차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한국 중산층 기준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부채 없이 30평 이상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가? 월 현금 소득 500만원 이상인가? 2천cc급 이상 중형차를 보유했나? 통장 예금 잔고가 1억원 이상인가? 연 1회 이상 해외여행을 다니고 있나? 어떠신가요? 이 기준에 모두 통과하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미국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 기준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둘째 사회적 약자를 도울 것, 셋째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는 정신, 넷째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있는가?

유럽의 기준을 보겠습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제시한 영국 중산층 기준은 이렇습니다. 첫째 페어플레이를 할 것, 둘째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셋째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저항할 것, 넷째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하게 대처할 것, 다섯째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지킬 것.

조르주 퐁피두 19대 대통령이 제시한 프랑스 중산층 기준입니다. 첫째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함, 둘째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을 것, 셋째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함, 넷째 남들과 다른 맛을 내는 요리를 할 줄 아는 능력, 다섯째 사회적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여섯째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조선 중기 학자 김정국은 이미 오래전 말했습니다.

“멋진 삶은 책 한 묶음, 거문고 한 벌,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말 하고 사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번지르르함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우리 의식이 바뀌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