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진정에 봄날씨 겹쳐
포항지역 주말 곳곳 인파 몰려
식당·술집 등 밀폐공간도 북적
안심 아직 이르다 대체적 시각
권영진 ‘328 운동’ 수차례 촉구
정총리도 ‘사회적 거리’ 재강조

지난 21일 오후 포항  버스킹 공연을 하는 해변에도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를 본 시민 최모(45)씨는 “경기침체가 심해 활기를 찾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은 개인 방역에 더 신경 써야 될 시기인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이용선기자
지난 21일 오후 포항 버스킹 공연을 하는 해변에도 시민들이 몰려 있다. 이를 본 시민 최모(45)씨는 “경기침체가 심해 활기를 찾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은 개인 방역에 더 신경 써야 될 시기인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 했다. /이용선기자

포항지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 움츠러들었던 일상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코로나19 감염원 차단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제시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조기 종식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1일 오후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일대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공영주차장은 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새통을 이뤘다. 해안가를 따라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들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일행들과 치킨을 먹고 있던 직장인 김모(27·여·북구 흥해읍)씨는 “코로나 때문에 한 달 넘게 주말마다 집에만 있다 보니 답답해서 나왔다”며 “의외로 밖에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 마스크를 쓰고 걷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생 손모(26·여·북구 장량동)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조금씩 줄어드는 데다 집에만 있기에는 날씨가 따뜻해 외출하고 싶었다”며 “감염 우려에 밀폐된 공간은 여전히 두렵긴 하지만, 솔직히 예전만큼 심하게 겁이 나는 건 아니다”고 했다.

주변 조개구이집과 맥줏집, 술집 등은 간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맛집으로 소문난 몇몇 식당 앞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다. 밀폐된 공간에소 최소 2m 이내 밀접촉하지 말 것을 권하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금기사항이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인근의 한 편의점 업주 A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해수욕장 근처에 사람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코로나를 잊을 만큼 손님이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후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의 한 주점에 손님이 북적이고 있다.  /이용선기자
지난 21일 오후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의 한 주점에 손님이 북적이고 있다. /이용선기자

이날 저녁 백사장 주변에서는 버스킹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시민들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무대를 가까이서 보려는 사람들은 서로 어깨를 맞닿은 채 다닥다닥 붙어 서 있었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정에 가까워지자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고 입을 가리지 않은 20∼30대 남성들이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소리가 시선을 끌었다. 식당이나 술집 입구에서는 몇몇 손님들이 서로 마주 보고 담배를 피우거나 길바닥에 침을 뱉는 모습도 자주 목격됐다.

이처럼 시민들의 바깥 활동이 활발해지자 지역 의료계는 감염 위험을 제기하면서도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며 지속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는 28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3·28 시민운동’을 벌이자”라고 제안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지난 21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위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집단감염 위험이 큰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의 운영을 15일간 중단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 바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시민들은 예방 수칙을 준수하고 각종 행사나 모임, 집회 참석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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