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킹덤2’의 김은희 작가
“시즌3는 恨에 대한 얘기 하고파”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제공
김은희 작가 /넷플릭스 제공

“‘킹덤’은 오랫동안 하고 싶은 시리즈입니다. 시즌3도 이른 시일 내에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2’의 대본을 집필한 김은희(48)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킹덤2’는 공개 후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왕좌의 게임’ 등과 비견되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김 작가는 “‘왕좌의 게임’에 죄송할 따름” 이라면서도 ‘킹덤’이 몰고 온 한국판 좀비 열풍에 대해 ‘K-좀비’라고 말씀해주셔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킹덤 자체가 가진 극적인 분위기가 워낙 동양적이잖아요. 의상이라든지, 총도 없고 차도 없는 시대적 분위기기라든지요” 시즌1이 중국, 일본과 다른 한국 전통 복식과 장신구, 모자 등에 주목한 계기가 됐다면, 시즌2는 세자 이창(주지훈 분)의 처절한 전투 장면이 펼쳐지는 궁궐 내부 건축물이 화제가 됐다. 김 작가는 “한국적인 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저도 몰랐던 아름다움이 많더라고요. 나이가 들며 점점 시선이 바뀌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붕들로 연결된 궁궐의 지도만 봐도 아름다운데 그게 구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전 시즌에선 왕위를 눈앞에 둔 이창의 고뇌와 조학주(류승룡)의 탐욕, 안현대감(허준호)의 카리스마가 강조됐다면, 시즌2에선 생사초의 비밀을 푸는 서비(배두나)와 ‘최종 빌런’ 중전(김혜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공교롭게 시즌1에서 연기력 논란이 불거진 캐릭터들이다. 김은희 작가는 “두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서비의 말투가 사극과 어울리지 않아 시청자들이 어색하다고 느낄 순 있지만, 천민 출신이라 궁궐 말투를 써보지 못했다는 배우의 해석이 새롭다고 생각했어요. 김혜준 씨는 세도가 딸로 태어나 10대 후반에 50살 가까이 된 왕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성이 얼굴에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초반엔 대사 톤이 왔다 갔다 하기도 했지만 배우 마스크가 가진 힘이 좋아서 시즌2에서 배우의 잠재력이 터지지 않을까 했죠. 사실 두 여성 캐릭터는 이창, 조학주에 눌릴 수밖에 없는데 각자 목소리를 내면 좋을 것 같았어요. 신분은 높지만 아들을 낳지 못하면 아무것도 아닌 중전 캐릭터와 신분은 낮지만 자기가 뭘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아는 전문직 서비 캐릭터의 대비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넷플릭스 ‘킹덤2’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킹덤2’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시즌2 엔딩을 장식한 미지의 인물 아신(전지현) 또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김 작가는 전지현에게 역할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여전사 같은 모습이 마음에 든다. 몸을 예쁘게 잘 쓴다”며 “액션을 한번 같이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즌3는 역병의 근원에 대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시즌1의 키워드가 ‘배고픔’이고 시즌2가 ‘피’였다면, 시즌3는 ‘한(恨)’에 대한 얘기, 서비나 영신 같은 밑바닥 사람들의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만약 넷플릭스에서 허락해준다면요(웃음). 전지현 씨 캐릭터는 아마 시즌1, 2를 달려온 친구들과 중심축을 담당하는 역할이 될 거예요.”

또한 시즌1, 2에서 제대로 표현되지 않은 영신(김성규)의 과거가 시즌3에선 좀 더 많이 등장하며, 생사초의 ‘더 큰 비밀’은 “북쪽과 남쪽 땅 생태계의 차이에서 온다”라고 김 작가는 힌트를 줬다.

시즌2에서 몽땅 죽어버린 악역에 대해서도 “시즌1, 2에 나왔던 사람 중에 ‘이 사람이 이런 악역을 할 수 있나?’ 하는, 깜짝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