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와 함께 대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일손이 달리는 재난현장에서 진료복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는 그의 모습을 놓고 온갖 입방아들이 난무한다. 특히 일부 범여권 정치인들이 그의 용기 있는 선행을 정략적 잣대로 평가하고 조롱하는 행태는 또 한 번 우리 정치의 천박성을 드러낸다. 그냥 국난 수준의 전염병 사태에 뛰어든 한 ‘의사’의 의로움으로 칭찬하고 입을 다물어주는 게 더 성숙한 모습 아닌가.

안철수의 정치 행보에 대해서 국민의 시각은 엇갈린다. 하지만, 한 인간의 선행을 놓고 정치적 해석과 분석을 묻혀 갖은 티 뜯기에 몰두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행태가 아니다. ‘코로나19’보다도 더 무서운 악질 분열 바이러스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음이 자명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으뜸 독설가 중 하나인 정청래 전 의원(4·15총선 마포을 공천자)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안철수의 아름다운 봉사활동이 하루 이틀 사진찍기 용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비아냥댔다. 백전노장의 정치인 박지원 민생당 의원은 안 대표의 행동을 두고 “계획대로 보수 대통령 후보의 길로 뚜벅뚜벅 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그분들(미래통합당으로 간 측근들)이 안철수 대표하고 이야기했으리라고 본다”는 주석까지 달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쇼하는 것”, “땀 흘린 척”, “의사면허는 있나” 등 과도한 험구들을 늘어놓기도 했다.

상상을 초월한 전염병 창궐이 가져온 사회적 혼란은 국민 모두에게 불행이다. 핵폭탄을 맞은 듯이 ‘코로나19’의 집단 발병으로 암흑천지가 돼버린 대구의 불운에 즈음하여 당장 달려가 돕고 싶은 마음인 국민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그러나 아무나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닌 현실 속에서 의사 정치인 안철수가 용기 있게 달려가 진료복을 입은 모습을 그저 담백하게 칭찬해주고 싶은 게 진짜 민심이다. 구닥다리 정략 계산기를 동원해 조롱을 퍼부어대는 정치꾼들의 따따부따는 결코 정직한 민심도 아니고,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언제나 돼야 이 모질게 일그러진 마음들까지 말끔히 다 치유될 것인가 걱정 또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