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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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0.02.27 20:20
  • 게재일 2020.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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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각국의 대학들은 라이벌 전이 있다. 해외에서도 명문 대학끼리 대항전은 두 대학에 신바람을 넣어주는 활력소이다.

영국의 명문대학 옥스퍼드와 캠브리지 대학의 조정경기 대항전은 옥스브리지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스탠퍼드와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빅게임이라는 미식축구 경기, 또 일본의 와세다와 게이오 대학의 소케이센은 사력을 다해 이기려는 두 대학 동문들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다.

한국에도 연세대-고려대의 연고전의 역사는 일제시대부터 시작하여 지금과 같은 형태는 1965년 시작되었다고 한다. 엄청 유명한 라이벌 전이다.

연고전이냐 고연전이냐로 명칭싸움도 치열하다. 서로 번갈아 부르기로 했지만 연고전이란 명칭이 고연전보다 더 많이 쓰이기에 고려대에서는 음운학적 분석까지 해 보았다고 한다.

2002년 시작된 포스텍-카이스트는 포카전, 카포전으로 불리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이공계 대학의 친선경기로 이제 20주년이 다가온다. 또한 서울에 있지 않은 두 명문대라는 것이 흥미를 끈다.

연고전이 주로 체육종목에 치우친데 반하여 포카전은 축구 농구 야구 등 스포츠 종목과 해킹, 게임, AI, 과학퀴즈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의 특징을 띄는 종목이 포함되어 있다. 두 대학의 체력과 함께 두뇌경쟁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그동안 포카전의 승부는 KKPKKPP0PPKKKKPPKP 라고 한다. 0는 2009년 신종플루 사태로 한번 쉰 것이고 17번 시행되었고 현재 전적은 8(포):9(카) 라고 한다. 거의 대등한 결과이지만 카이스트가 학생숫자의 규모상 포스텍의 거의 3배 가까이 된다고 볼 때 포스텍이 선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런데 한 대학이 계속 이기다가 다른 대학으로 넘어가면 한참동안 지는 패턴이 흥미롭다. 우승의 연속성에는 어떤 패턴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다가 내린 결론은 당시 대학 구성원의 사기와 대학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한 분위기가 단합이나 훈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 이것은 단순히 더 잘한다 못한다의 차원을 넘어선 문제로 보여진다.

2002년 시작된 포카전은 초반 카이스트의 일방적 독주였다. 여기에 제동을 걸고 포스텍이 2007∼2011년 연승으로 우승기를 영구 보관한 역사가 기억이 난다. 보직을 맡아 백성기 5대 총장과 함께 하던 시절이다. 당시는 한국대학이 달성한 세계 최고랭킹인 세계 28위(2010)를 포스텍이 달성하던 시절이기도 하다.

결국 이러한 분위기 조성이 포카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한다면, 대학의 랭킹과 위상이 무시할 수 없이 구성원들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힘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한 점에서 금년 포스텍의 승리가 주목을 끈다.

대학의 랭킹과 위상이 구성원들의 사기를 올리고 졸업한 졸업생에게도 계속 프라이드로 작동하고 “스스로를 믿는 자부심이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로젠탈 효과’에 의해 생산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면 대학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은 모든 대학이 크게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추구할 일이다.

학생, 교수, 졸업생 등 구성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일은 대학의 중요한 사명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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