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환자 33%가 음주상태남자가 여자보다 2배 더 많고
65세 이상 노년층 47% 차지
올해 따뜻한 겨울 지속됐지만
추위 익숙지 않아 위험 커져

큰 추위가 없었던 올 겨울에도 한랭질환자가 전국에서 200명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2월 3일까지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총 229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역시 노인과 새벽, 집 주변이 한랭질환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환자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 중 47.2%(108명)으로 가장 많았다. 발생장소는 길가나 집주변과 같은 실외가 173명(75.5%)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발생시간은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아침(03∼09시)에 75명(33%)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성별로 구분하면 남자가 153명(66.8%), 여자가 76명(33.2%)으로 2배 가량 차이가 났다. 발생환자의 76명(33.2%)은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직이 전체의 48.0%로 가장 많았고, 학생도 8.3%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018년 12월 1일부터 2019년 2월 3일) 한랭질환자는 314명이었고, 사망자도 10명이나 있었다.

올해와 비교해보면 환자 수가 27% 줄었다. 이는 평년보다 기온이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1월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1℃였다. 평년기온인 영하 5.4℃보다 4℃ 이상 기온이 높았던 셈이다. 특히, 2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낮 최고기온은 전국 각지에서 10∼15℃까지 오르는 등 이상기온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케이웨더(K-Weather)는 올해 봄꽃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약 일주일 빠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추위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한파에 노출될 경우 오히려 한랭질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올 겨울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갑작스런 한파에 신체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면서 “한랭질환자가 길가와 주거지 주변 등 실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실내 집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난방장치가 취약한 환경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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