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노래상·앨범상·레코드상
본상 모두 석권… 39년만에 경사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본상 4개를 싹쓸이한 빌리 아일리시. /AFP=연합뉴스
2001년생 팝계 ‘신성’ 빌리 아일리시가 그래미에서 주요 부문 상을 독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올해 제62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신인상인 ‘베스트 뉴 아티스트’, 올해의 노래상인 ‘송 오브 더 이어’), 올해의 앨범상인 ‘앨범 오브 더 이어’, 올해의 레코드상인 ‘레코드 오브 더 이어’ 등 제너럴 필드를 휩쓸었다.

한 아티스트가 그래미 본상에 해당하는 4개 부문을 싹쓸이한 것은 1981년 크리스토퍼 크로스 이후 39년 만이다. 아일리시는 데뷔 앨범 수록곡 ‘배드 가이’(Bad Guy)로 ‘송 오브 더 이어’ 부문에서 유력 수상 후보인 리조(Lizzo·32)의 ‘트루스 허츠’(Truth Hurts)를 누르고 수상자로 호명됐다.

‘송 오브 더 이어’는 최우수 노래를 작곡·작사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아일리시와 친오빠 피니즈 오코넬(Finneas O‘Connell)이 함께 작곡·작사해 이 상을 받게 됐다.

‘베스트 뉴 아티스트’ 역시 리조, 릴 나스 엑스(LIL NAS X)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아일리시가 받았다.

아일리시의 수상 릴레이는 ‘앨범 오브 더 이어’, ‘레코드 오브 더 이어’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3월 발매한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어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와 수록곡 ‘배드 가이’로 남은 2개 본상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이로써 아일리시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2010년 20세 나이로 ‘앨범 오브 더 이어’를 받아 세운 최연소 수상자 기록을 깼다. 아일리시는 ‘베스트 팝 보컬 앨범’,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 논 클래시컬’ 부문에서도 수상해 총 6관왕에 올랐다. 오코넬 역시 해당 앨범으로 ‘프로듀서 오브 더 이어 논 클래시컬’ 트로피를 안았다.

아일리시는 ‘ 오브 더 이어’ 수상 후 “함께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 모두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앨범 오브 더 이어’를 받은 뒤 오코넬은 “그래미상을 타려고 만든 앨범이 아니다. 우울증이라든가 자살 충동, 기후 변화, ‘나쁜 남자’(앨범 수록곡 ‘배드 가이’를 일컬음)가 되는 것 등에 대해 쓴 앨범”이라며 “혼란스럽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래미 최초로 21세기에 태어나 본상을 쥐게 된 아일리시는 사춘기를 지나는 Z세대의 불안한 정서를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로 노래해 세계적 인기를 누린다. 파격적인 의상과 메이크업, 영화 ‘엑소시스’를 떠올리게 하는 기괴한 앨범 표지 사진 등도 특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