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두리틀 박사의
동물들과 함께 펼치는 신나는 슬픔 극복 과정

‘닥터 두리틀’ /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동물과 이야기가 가능한 박사로 변신했다.

8일 개봉한 영화 ‘닥터 두리틀’을 통해서다. 아이언맨 수트와 작별한 후 출연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첫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이 영화는 수의사 두리틀이 동물 친구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국 작가 휴 존 리프팅의 소설이 원작이다.

동물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닥터 두리틀(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과거 아내와 함께 전 세계를 누비며 동물들을 구해주는 일을 했다. 그러나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대문을 걸어 잠그고 사람과의 교류를 단절한 채 동물들과만 지낸다.

어느 날 여왕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두리틀은 여왕을 구할 수 있는 열매를 찾아 동물 친구들, 그리고 조수를 자처하는 스터빈스(해리 콜레트)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가족 영화로 손색없는 ‘닥터 두리틀’은 익히 봐왔던 모험 영화의 문법에 충실하다. 전설 속의 무언가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방해꾼들과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에 부딪힌다. 하지만, 주인공은 지나치게 심각해지지 않는다. 주인공의 선한 마음과 특별한 능력은 그가 목적을 이루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닥터 두리틀’을 다른 모험 영화와 차별화하는 것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다.

말투부터 괴짜 느낌을 내는 두리틀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성했다.

적재적소에서 사람 만큼, 아니 때로는 사람보다 활약하는 동물들의 모습이 관람포인트다. VFX 기술로 동물들의 모습이 위화감 없이 스크린에 표현됐다. 이들의 활약상을 보고 있자면 저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무엇보다 동물들을 연기한 더빙 라인업이 화려하다.

소심한 고릴라 치치는 라미 말렉, 냄새로 모든 것을 알아내는 개 지프는 톰 홀랜드, 영리한 앵무새 폴리는 에마 톰슨, 추운 것을 싫어하는 북극곰 요시는 존 시나, 엉뚱한 매력의 오리 댑댑은 옥타비아 스펜서, 트라우마가 있는 호랑이는 레이프 파인스, 기린 벳시는 셀레나 고메즈, 여우 투투는 마리옹 코티야르가 연기했다. 특별 출연하는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모습을 찾아보는 건 또 하나의 재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내 수잔 다우니와 함께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 수잔 다우니가 참여함으로써 닥터 두리틀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영화에 더 잘 표현됐다는 후문이다.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봉했다. 국내 개봉은 8일이지만 북미 개봉은 오는 17일로 무려 열흘 가까이 차이가 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영화 공개에 앞서 12간지와 음력 설을 언급하며 새해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