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구석구석- 사방기념공원
흥해읍 오도리 드넓은 잔디 광장
방학 맞은 아이들 뛰어놀기 좋아
2층 규모로 지어진 사방기념관
우리나라의 선진 기술 ‘한눈에’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위치한 ‘사방기념공원’의 모습.

예로부터 훌륭한 왕을 가늠하는 잣대 중 하나가 ‘치산치수(治山治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군주가 산과 물을 잘 다스려야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도 평안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간이 자연을 존중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설명한다.

우리나라는 국토 중 약 65%에 해당하는 면적이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그러나 불과 몇십 년 전까지 만해도 일제의 수탈과 6·25 전쟁으로 우리나라의 산은 벌거숭이 민둥산으로 변해버렸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국민은 힘을 모아 짧은 시간 동안에 국토의 녹지화를 이뤄낸 사례가 있다. 바로 영일지구사방사업이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위치한 ‘사방기념공원’은 한국 사방사업의 목적과 중요성 등을 설명하는 뜻깊은 장소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완만한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 아이들이 뛰어다니기 좋은 드넓은 잔디광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공원 초입에는 야외 문화유적 전시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유적들은 사방기념공원의 조성사업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석실묘와 석곽묘, 그릇 모양의 도자기 등 유물 20점이 전시돼 있다. 이들은 해안지역에서 쉽게 발견되지 않는 것으로, 포항지역 고분문화의 변천을 보여주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이다.

 

사방기념공원 기념비
사방기념공원 기념비

캐스케이드(계단으로 흘러내리는 시원한 폭포)는 겨울이어서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 안에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름에는 폭포수 같은 물이 흘러내려 더위를 쫓기에 참 좋은 장소일 것 같았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사방기념관이다. 1층은 사방사업의 진행 과정과 목적, 종류를 영상물을 통해 보여주며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 장소였다.

2층은 사방공법의 발전과 기술 개발에 대한 설명, 사방 관련 문서와 사방기구를 전시해 놨다.

과거에는 지게, 삼태기, 호미 등 단순한 기구를 사용했다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사방기구도 경운기, 착암기, 자동레벨 첨단장비로 변화했다.

다만, 기념관에 있는 몇몇 영상 관람 기기들이 작동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다.

건물 밖으로 나가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하며 사업 보고를 받던 모습의 조형물이 있다.

다시 징검다리를 건너 사방기념관의 뒤편으로 향하면 디오라마가 펼쳐진다.

단 끊기에서부터 돌 쌓기, 나무심기, 자재 운반하는 모습 등 우리 선조가 사방사업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동상이 공원 곳곳에 있다.

 

사방사업에 필요한 자재 운반 모습을 재현한 동상.
사방사업에 필요한 자재 운반 모습을 재현한 동상.

사람들의 표정이 대부분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리는 지금 한국에서 어디를 가든 울창한 숲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너무나도 익숙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당연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이 모든 게 우리 선조의 피와 땀,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다.

조림을 성공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뿐이라고 한다. 해마다 개발도상국에서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사방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이번 주말은 삼천리금수강산을 물려준 우리 선조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방기념공원의 입장료는 무료이고, 관람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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