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계획대로 왕산공원·왕산루로 해야”
시민들은 “명확한 근거 제시하지 못하면서 논란만 키운다” 비난

[구미] 민족문제연구소(이하 민문연) 구미지회가 구미확장단지에 있는 물빛공원의 시설물 명칭 문제를 두고 논란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문연은 지난 11일 구미시청 열린나래에서 ‘왕산이름지우기와 왕산가문 독립운동가 14분 조형물 이전 설치’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문연은 “산동면 확장단지 내 공원 조형물 명칭과 관련한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부처, 왕산허위선생 후손, 확장단지 입주민, 산동 원주민 등과 수차례 만났으며 사안의 본질이 심하게 왜곡됐음을 발견했다”며 “이를 통해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사태의 본질을 알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문연은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기 보다는 새로운 논란과 갈등만 조장하는 주장만 펼쳤다.

민문연은 장세용 구미시장 취임 전에는 왕산관련 민원이 없었으며 왕산 명칭지우기와 동상이전을 장세용 시장 취임 후 시작됐다고 지적하며 “장 시장이 주장하는 독립운동가 태생지위주의 사업 추진은 근거가 없으며 최근 구미시가 제안한 왕산 기념공원 조성사업은 101억 원의 막대한 예산이 들고 의회를 통과할 지도 의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초 계획대로 물빛공원내 광장의 이름을 왕산공원으로 누각을 왕산루로 조성해 준공하고 이후 구미시의 소유가 되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정하길 바란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민문연은 “대한민국 3대 항일가문인 왕산허위선생에 대한 기념시설물은 대한민국 어디에 세워도 문제될게 없다”며 “구미시가 추진하는 왕산 기념공원 조성사업은 구미사가 추진할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 국비를 들여 더욱 큰 규모의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등의 자신들의 주장과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도 민문연 구미지회의 주장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문연이 최근 구미시가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왕산기념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시민들이 이용하는 근린공원내 누각과 광장의 이름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문연 스스로가 이에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못하면서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시민은 “장 시장이 후보시절 선거운동에 참여한 단체가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시장의 행보에 딴지를 걸고 있다고 한 소문이 사실인 것 같다”며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이런 행태는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중 한 기자가 민문연이 왕산 허위선생 관련 다큐멘타리 제작 예산 3억 원을 구미시에 요청한 적이 있냐고 질문하자, 민문연 박찬문 사무국장은 “당시 MBC에 다큐멘터리 제작을 의뢰했는데 구미시가 3억원 정도 협찬을 해야한다고 해서 이를 구미시에 전달했지만 시가 거절했다”며 예산 요청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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