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휩쓸리면서도 노약자 대피시켜
지난 태풍 ‘콩레이’ 때 경험 살려
인명피해 막기 위한 노력 잇따라
피해복구에도 공동체 정신 빛나

[영덕] 영덕군의 민관군 합동 태풍 피해 방제 노력이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2일 밤 태풍 미탁이 몰고온 기록적 폭우로 하천범람과 산사태 피해가 속출하던 영덕군 전역에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민관군의 처절한 사투가 벌어졌다.

의용소방대와 청년회, 마을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주민, 영덕군 공무원들은 사나운 빗줄기와 싸우며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자신의 차량이 폭우로 불어난 거친 물살에 휩쓸리는 상황에서도 노약자를 긴급 대피시키는 등 이웃의 안위를 먼저 살핀 이들 헌신에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태풍으로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닥치자 영덕군의 이희진 군수를 비롯한 전 공무원들은 저지대 침수지역 등 피해 현장으로 뛰어갔다. 지난해 태풍 콩레이 피해를 겪으며 학습효과가 돼 있었다. 긴급대피 메뉴얼에 따라 어떻게 해서든 인명사고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주민안전을 지키는데 사력을 다했다.

지역 사회단체들도 발벗고 나섰다. 영덕시장에선 의용소방대와 자율방범대원, 자율방재단원들이, 강구시장과 오포리에선 강구의용소방대원들이, 축산면에선 지역사회단체(체육회, 애향청년회, 적십자봉사회, 의용소방대, 고래산청년회 등)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저지대 가정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주민들의 안전을 돌봤다.

침수피해를 줄이기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지품면 낙평리 마을 이장과 새마을지도자는 침수된 주택에 갖힌 주민을 구조했다. 지품면 눌곡리와 신안리 이장은 저지대 주민들을 마을회관으로 대피시켰다. 창수면 자율방범대원들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갇힌 독거노인 3명을 구조했다. 창수면 미곡1리와 오촌1리 이장은 전복사고로 실신한 굴삭기 기사와 침수된 화물차 운전사를 구조하기도 했다. 영덕읍 김진호씨는 지난해 콩레이 때 경험을 살려 자신의 살수차로 침수된 영덕시장에서 양수작업을 벌였다. 영해면 괴시3리 주민들은 마을교량의 붕괴위험을 감지하고 차량을 통제하고 무너지는 제방에 모래가마니를 쌓아 침수피해를 막아냈다.

모두가 합심해 태풍에 맞섰던 이들은 태풍 피해복구작업에도 힘을 모았다. 십시일반의 금품을 기탁하고, 장비 지원과 자원봉사를 솔선하는 등 아름다운 공동체정신의 본보기를 보여줬다.

이희진 군수는 “엄청난 규모의 자연재해로부터 지역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선 민관이 한마음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이번 태풍에 이웃과 마을 지키고자 헌신한 수많은 주민과 공직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