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마운팅 행동은 성적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지배성을 나타내기 위한 행동이다. 이런 행동을 없애기 위해서는 무리로부터 떼어놓거나 주변에 지배해야 할 상대가 없는 상태로 만들면 된다.

개는 수컷과 암컷의 교미시기가 차이가 있다. 개의 경우 수컷은 일년내내 교미가 가능하지만 암컷은 한 해에 두 번 정도 발정기가 있는데, 수컷의 성욕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것은 발정기의 암컷이 눈앞에 있거나 적어도 그 냄새를 맡았을 때이다. 즉 수컷은 항상 교미에 관심이 있긴 해도 발정기에 있는 암컷이 있어야 교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야생 개과동물의 발정기는 한 해에 한 번이고, 집개는 대부분 한 해에 두 번의 발정기를 가진다.

발정기의 암컷은 난소가 수정을 가능하게 하는 여러 가지 성호르몬을 분비하고 동시에 수컷을 끌어들이는 독특한 냄새를 만들어낸다. 발정기(Estrus) 라는 단어는 ‘광기’를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나온 것인데, 발정기의 호르몬이 암컷을 평소보다 활동적으로, 때로는 지배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개의 발정기는 21일간 지속되고 세 단계가 있다. 1단계는 발정 전기인데 9일정도 계속된다. 이 시기의 암컷은 안절부절하게 되고 평소보다 왕성하게 돌아다닌다. 물을 먹는 양도 늘어서 가는 곳마다 방뇨를 하는데, 이는 오줌냄새를 통해 수컷을 끌어들이기 위함이다. 수컷은 암컷의 냄새를 아주 멀리서도 맡을 수 있기 때문에 발정기의 암컷이 있는 집 주위로 수컷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발정전기 단계가 끝날 무렵이 되면 질 분비물에 피가 섞여 거무스름해지기 시작하는데, 사람의 경우 생리가 배란 후에 시작되지만 개의 경우에는 배란전에 시작된다. 이것은 질벽에 변화가 생겨 배란 준비가 갖추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컷입장에서 보면 이 시기의 암컷은 교미를 위한 강력한 유혹을 하고 있는 것인데, 정작 이때 수컷이 다가가도 암컷은 수컷을 거절한다. 다가오는 수컷에게 으르렁거리기도 하고, 위협하며 물어뜯기도 한다. 공격적이지 않은 암컷은 도망가거나 수컷이 등에 올라타려고 하면 방향을 바꾸어버리거나 하는데, 이런 행동은 수컷을 애태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암컷이 아직 배란을 하지 않은 것 뿐이다. 분비물의 수분이 많아지고 색이 투명해지면 암컷이 교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인데, 배란이 일어나더라도 개의 난자가 정자를 받아들일수 있게 되려면 72시간이 걸린다. 개는 난자가 성숙한 상태에서 배란되는 것이 아니라 배란 후에도 시간을 가지면서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암컷의 거절행동은 배란기가 2∼3일밖에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그때까지 자신의 주변에 가능한 많은 수컷을 끌어들여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동훈
이동훈

개를 기르다 보면 수컷이 교미흉내를 내는 마운팅 행동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강아지는 생후 6개월부터 8개월 무렵이 사춘기인데, 이 시기를 맞기 전부터 마운팅과 유사한 행동을 시작한다. 강아지는 보통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동료와 놀게 되면 곧바로 마운팅을 하는 데 이것은 성적인 행동이 아니라 사회적인 행동이다.

기본적으로 이 행동은 지배성의 표현인데 강하고 튼튼한 강아지는 단순히 주도권이나 지배성을 나타내기 위해 복종적인 형제나 자매의 등에 올라탄다. 이런 행동은 성장해서도 계속되는데 마운팅은 주도권의 신호여서 생식과 무관하므로 상대가 암컷이든 수컷이든 상관없이 나타나는 것이다. 개가 사람에게 마운팅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개들이 성적으로 흥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사람보다 우위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가 사람에게 마운팅을 시도하는 것을 그만두게 하려면 사람이 우위인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복종훈련을 개에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서라벌대 반려동물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