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상케이블카, 지역 관광산업 촉매제 될까
③ 해양관광 도시로 도약하는 사천시

각산 정산에 위치하고 있는 각산 봉수대.
각산 정산에 위치하고 있는 각산 봉수대.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최초로 띄운 곳인 사천만에 자리를 잡은 사천시는 경남의 서부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상으로는 여수시부터 거제시까지 이르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중심에 있다. 인구는 11만5천여명이며, 시 중에서 면적은 그리 크지 않은 약 399㎢로 전국 63개 시 중 58번째로 작은 도시다. 그러나 작은 규모가 단점은 아니다. 사천은 지형 요건이 매우 뛰어난 편인데, 시의 동과 남은 고성군과 남해군을 경계해 와룡산과 바다에 걸쳐 있고 서북은 진주시와 하동군이 경계하며 지리산이 뻗어내린 산악으로 형성돼 있어 해안평야가 남북으로 전개돼 있다. 또한 덕천·사천·죽천·백천·곤양천이 흘러 수리이용이 높고 토양은 비옥하며, 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을 이루고 있어 조석간만의 차가 심하다. 사천시는 이 외에도 한려수도의 중심 기항지이며 서부 경남의 관문 항구로서 교통의 요지이자 수산물 집산지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온화해 농수산업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환경은 전략산업인 항공우주산업과 더불어 사천시가 남해안 해양관광의 거점 도시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에서 대상을 차지한 삼천포 대교와 연인들로부터 가장 가고 싶은 곳 1위를 차지한 삼천포 대교공원 등을 중심으로 한려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와룡산, 각산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거리가 넘쳐나는 해양 관광의 파라다이스다. 그리고 이러한 관광의 중심에는 사천바다 케이블카가 있다.

산·바다·섬 잇는 국내 최초 케이블카
자동순환 2선식 채택 안전성도 확보
개통 1년여 만에 수익 180억 넘어서
초양도와 각산 잇는 3개 정류장 설치
창선·삼천포대교 따라 각산 정상行
해발 400m 전망대서 사천시 등 감상

□ 사천바다 케이블카

사천 관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2018년 4월 개통된 이래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어 사천시가 해양관광 거점도시로 발돋움하는데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사천시의 바다케이블카는 통영과 여수케이블카를 합쳐놓은 국내 유일하게 바다와 산을 동시에 지나가는 명품 케이블카로 그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일단 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지난 2015년 12월 설치사업에 들어가 2018년 7월 4일 준공했으며 사천시 동서동(초양도∼각산) 일원에 위치해 있다.

국비 50억, 도비 100억, 시비 448억 총 59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2.43㎞의 길이에 정류장 3곳, 캐빈 45대가 운영 중이다. 왕복 시 운행시간은 20∼25분정도 소요된다. 사천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6월말까지 128만2천123명의 탑승객이 다녀가 186억여원의 이용료 수익을 냈다.

 

육지 구간인 각산을 오르고 있는 케이블카.
육지 구간인 각산을 오르고 있는 케이블카.

사천시가 내세우는 사천바다 케이블카의 장점은 무엇보다 ‘산-바다-섬’을 잇는 국내 최초의 케이블카라는 점이다. 즉 우리나라 대부분의 케이블카는 산 아니면 바다를 잇는 단조로운 코스를 가지고 있는 반면,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섬(초양도)과 바다와 산(각산)을 잇는 3개 정류장(대방, 초양, 각산)의 승하차 시스템을 적용해 더욱 역동적이고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안전성 역시 확보했다. 10개월에 걸쳐 풍동(風動)실험을 실시한 후 자동순환 2선식을 채택해 한겨울의 매서운 바닷바람에서도 흔들림을 최소화한 든든한 안전장치로 설계됐고, 순간 돌풍과 강풍 등 돌발상황을 대비해 모든 지주에 풍향, 풍속 계측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한 구조시스템도 마련했다. 전력 공급이 끊기면 비상 엔진으로 구동용 케이블을 돌려 비상 운행하고, 자체 모터를 가진 특수 구조차가 캐빈에 직접 접근해 승객을 안전하게 구조하게 된다.

모든 구간이 무진동으로 운행된다는 점도 사천바다 케이블카의 특징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대부분의 케이블카는 지지하고 있는 철탑부분을 통과할 때마다 덜컹거리는 진동으로 공포감을 느끼는데,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모든 구간이 무진동으로 운행돼 케이블카를 타는 내내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직선코스(국내 대부분의 케이블카)가 아닌 대방역사에서 각산역사로 올라가는 구간이 초양역사와 대방역사 구간보다 약 26.6도가 꺾여 더욱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며 이 무진동의 묘미에 감탄할 수밖에 없다.

그 밖에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쾌적한 캐빈의 내부 환경을 고려해 10인승 중형 캐빈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대 속도 6m/s로 시간당 최대 1천300명이 이용할 수 있다. 크리스탈 캐빈은 총 45대 중 15대로 바닥이 투명 유리로 돼 있어 816m 바다 구간을 최고 높이 74m(아파트 30층 높이)에서 관람할 수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상공을 지나고 있는 사천바다 케이블카.
한려해상국립공원 상공을 지나고 있는 사천바다 케이블카.

□ 사천바다 케이블카와 연계된 사천 관광

사천바다 케이블카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을 조망할 수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이는 다른 케이블카가 가지지 못한 장점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은 1968년 우리나라에서 4번째이자 해상공원으로는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경남 거제시 지심도에서 전남 여수시 오동도까지 300리 뱃길을 따라 크고 작은 섬들과 천혜의 자연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이자 가장 아름다운 바닷길로 이름난 한려수도는 71개의 무인도와 29개의 유인도가 있다.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사천지구에 속해 있고, 이러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 역시 케이블카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사천 8경 중 제1경인 창선·삼천포대교도 케이블카를 타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케이블카 선로 자체가 이 두 대교를 따라 건설됐기 때문이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사천시의 대방과 남해군의 창선을 연결하는 연륙교로 우리나라 최초의 섬과 섬을 잇는 다리다. 낮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눈부심이, 밤이면 대교를 밝히는 아름다운 빛의 조명이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케이블카가 각산 정상에 도착하면 각산전망대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약 해발 400m에서 사천시와 삼천포대교,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횃불과 연기를 이용한 통신수단이 옛 모습대로 남아있는 곳인 각산 봉수대도 전망대 바로 뒤에 위치해 있다. 봉수대는 높은 산봉우리에 봉화를 올릴 수 있게 설비해 놓은 곳으로, 과거 횃불과 연기로 적의 침입을 중앙에 알리던 군사 통신 수단으로 삼국 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산 봉수대는 각산의 정산인 해발 408m의 고지에 있으며 수많은 자연돌을 모아 둥그렇게 만든 형태이다. 고려시대에 설치된 것으로, 남해 금산에 있는 구정봉의 연락을 창선 태방산을 거쳐 받았다. 사량도의 공수산 봉수를 고성 좌이산 봉수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사천시 관광진흥과 박용국 관광시설팀장
“충분한 관광수익 올리는
친환경 시설로 인정받아 ”

- 사천바다케이블카만의 장점은.

△바다구간 길이가 820m다. 즉 한려해상국립공원 위를 횡단한다. 이후 각산정류장까지는 산을 올라가기 때문에 바다와 산을 모두 지나갈 수 있어 누가 봐도 인프라가 뛰어나다. 사업비를 많이 들인 만큼 케이블카도 자동순환 2선식으로 지어져 매우 안전하다. 또한 바다 구간에는 지주를 박지 않아 환경적인 면도 고려했다. 1년 반 정도 운행하는 기간 강풍으로 인한 예방적 차원에서 잠시 케이블카를 세웠던 것 등의 조치를 제외하면 사고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 사천 관광에 많은 도움이 되나

△많은 도움이 된다. 케이블카가 건설되고 나서 재래시장 등 지역 상인들이 관광객들이 많아졌다고 몸소 느끼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한다. 워낙 방문객이 많기 때문에 숙박을 하지 않고 식사한 한 끼 해결하고 가더라도 엄청난 규모다. 케이블카 주변 땅값도 많이 올랐다.

- 사업 추진에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환경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이슈가 있었으나 큰 반대가 있지는 않았다. 기존에 개발이 많이 됐던 곳이라 오히려 케이블카를 설치하길 주민들이 원했다. 바다쪽에 지주를 박게 된다면 바로 어민들이 반대에 나섰겠지만, 지주를 박지 않는 쪽으로 건설을 해서 이 문제도 해결했다.

- 사업을 시작하는 지자체에게 한마디

△케이블카는 누가 봐도 공해 시설이라고는 볼 수 없고 기본 목적이 운송이다. 외국 사례를 보더라도 주택가를 지나는 곳이 많다. 주민들이 노파심에 많은 걱정을 하는 것으로 안다. 지역에 대한 발전 등을 생각하면 대의적인 측면에서 이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자체에서도 이를 적극 어필해야 한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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