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락현경북부
김락현
경북부

구미시 전체가 LG화학 구미형일자리 투자로 들떠있다.

그럴만도 하다. 장기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 경제에 모처럼 단비가 오는 격이니 들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냉철함을 갖고 사업추진에 빈틈이 없도록 해야한다. 샴페인을 일찍 터뜨리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지난 7일 구미시가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 유치 제안서’를 전달하는 자리에서 LG화학측으로부터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받았긴 했지만, 아직 실무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6천억원에서 1조원 정도가 투자되고, 직·간접적으로 1천여명 이상의 고용이 있을 것이라는 것도 예측일 뿐,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

투자 유치 제안서를 받은 LG화학측이 지난 11일 5공단에 대한 현장실사를 다녀간 것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와 지역 정치인들은 마치 모든 게 다 이뤄진 것인냥 자축만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실제 LG화학측이 구미에 현장실사를 왔다가 시청 앞에 걸린 ‘LG화학 구미 투자 환영’이라는 수많은 플래카드를 보고 난색을 표한 것만 봐도 구미시가 너무 앞서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당시 LG화학 관계자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데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공장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리지만 구미형일자리사업으로 봤을 땐 이제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앞으로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부지런히 바쁘게 일을 해야할 시기다.

장세용 구미시장도 시청 직원들에게 들뜬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시장은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LG화학 투자는 구미형일자리 사업의 시작점이다. 구미형일자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에서 완제품을 생산하도록 하는 것으로, 구미시는 이번 LG화학의 투자를 계기로 지역에서 전기자동차 완제품이 생산되도록 모든 역량을 모을 것이다”고 말했다. 장 시장의 말대로 구미시일자리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구미시가 이번 기회에 교육, 문화, 의료 등 기업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잘 갖추기만 한다면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앞다퉈 구미에 투자하게 될 것이다.

구미에서 전기자동차 완제품이 나오길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선 구미시가 신발끈을 바짝 조여매고 뛰어야 한다.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