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의 속내
미-중 무역갈등의 속내
  • 등록일 2019.05.13 19:48
  • 게재일 2019.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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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한동대 교수
김학주 한동대 교수

잘 마무리될 듯 보였던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졌다. 최근 트럼프는 중국에게 협상 마지막 국면에서 “다른 이야기를 한다”며 화를 내고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겉으로는 무역갈등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패권다툼이다. 미국이 근본적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Made in China 2025’처럼 중국이 첨단분야에서 미국을 따라 잡아 패권을 뒤집는 것이다.

중국이 첨단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려면 국내기업에 보조금을 주며 키워야 하고, 미국은 이를 원천봉쇄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도 이 부분에서 마찰을 빚었다. 미국이 패권을 쉽게 놓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서열 싸움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서로의 힘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실 트럼프의 무역갈등은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훨씬 크다. 일단 세계교역이 줄어든다는 것 자체가 국가간 비교우위가 사라지고, 그 결과 경제활동 및 거래의 기회가 줄어든다. 미국의 녹 슨 제조업 설비(rust belt)가 일부 재가동될 수 있지만 미국인들은 비싼 부품을 써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가 일으키는 무역갈등을 비난하는데 주저한다. 왜냐하면 이는 서열 싸움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실리를 넘어선 자존심 싸움이라는 것이다. ‘미국우선주의’는 미국인으로 하여금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게 할 수 있는 구호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런 싸움을 통해 확실한 이득을 얻을 수 있을까? 트럼프는 트위터에 “중국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다”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러나 그의 말처럼 중국을 쉽게 이길 수 있었으면 싸움은 벌써 끝났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에서의 영업 악화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애플도 타격을 받았다. 중국에 물건을 수출하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제조설비도 가동률이 떨어지고, 그 결과 미국의 다국적 기업은 유럽에서도 고통을 호소한다.

특히 중국의 보복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다. 약자이므로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 만일 중국이 이판사판으로 가면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은 지금보다 훨씬 큰 타격을 받는다. 규제라는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보다 한 수 위일 수 있다. 한편 갈등이 조장한 불안심리로 인해 나타난 달러강세도 미국 다국적기업 실적에 부담이 된다.

어차피 패권다툼인데 미국은 이런 비용을 치르더라도 중국을 더 몰아붙일 힘이 남아 있을까? 지난 4월 미국의 실업률은 3.6%로 49년래 최저를 기록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좋아 보인다. 이런 노동력 부족 현상으로 인해 인건비 인상 압력이 나타난다. 지난달 미국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3.2%였다.

그럼에도 핵심 소비자 물가지수는 1.6%에 불과했다. 즉 돈을 벌어도 소비 대신 저축을 한다는 이야기다. 노인은 당연하고 젊은이들도 미래에 불안해 하고 있다는 증거다. 고용도 인프라 투자로 인한 건설과 헬스케어 위주로 좋았다. 즉 정부 재정지출의 인위적 힘으로 버티는 셈이다.

결국 미-중 패권다툼은 계속되겠지만 어느 쪽의 일방적인 게임은 아닐 것이다. 즉 상대방의 힘을 느끼는 순간 이를 부정할 만큼 맹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를 인정할 것이며, 그 위치에서 다시 힘을 겨룰 것이다. 즉 서로가 치킨게임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므로 이런 정치적 위험만 잘 피하면 오히려 증시에서 큰 돈을 벌 수도 있다.

단, 싸움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돌발적 충돌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 갑갑해지면 마지막으로 휘두를 수 있는 것은 군사력이다. 중국의 100배의 위력을 과시한다. 그러나 중국을 직접 공격할 수는 없다. 그런 측면에서 북한이 미국의 무력시위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지금 트럼프가 북한에 인내심을 발휘하는 이유는 중국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협상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을 공격해서 협상을 그르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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