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전 9이닝 4안타 무실점
삼진/볼넷 비율 22.5 압도적 1위
NL 13개 팀 전구단 상대 승리도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5회에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경기 5회에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특유의 완벽한 제구를 뽐내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을 거뒀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사사구 없이 삼진 6개를 잡으며 공 93개로 9이닝을 채운 류현진은 불펜진의 도움 없이 경기를 끝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 속에 9-0으로 완승했다.

류현진이 완봉승을 거둔 건, 빅리그에 처음 입성한 2013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9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을 포함해 두 번째다. 2천170일 만에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14개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완성했다. 시즌 4승(1패)째도 챙겼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5에서 2.03으로 더 낮아졌다.

류현진은 규정이닝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5위, 내셔널리그 4위로 올라섰다. 삼진/볼넷 비율은 22.5(삼진 45개, 볼넷 2개)로 2위 맥스 셔저(비율 9.0)에 2배 이상 높은 압도적인 1위다.

다저스에도 류현진의 완봉승이 반갑다. 다저스 투수가 완봉승을 거둔 건 2016년5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의 클레이튼 커쇼 이후 3년 만이다.

홈에서 특히 안정적으로 투구하는 류현진의 장점은 이날도 발휘됐다. 류현진은 지난해 9월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홈 4경기까지 안방에서 치른 8경기에서 볼넷을 한 개도 주지 않았다.

2013년 빅리그에 입성한 류현진은 이날 전까지 내셔널리그 13개 팀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애틀랜타를 상대로는 정규시즌에서 3차례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2.95로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개인 통산 네 번째 애틀랜타전에서는 완봉승으로 앞선 등판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또 다른 개인 기록도 세웠다.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4피안타 1실점)을 소화한 류현진은 8일에는 9이닝을 채우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8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1회 초 첫 타자 오지 올비스부터 5회 마지막 타자 댄스비 스완슨까지 15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6회 초 첫 타자 타일러 플라워스에게 첫 안타를 내줬지만, 이후에도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다.

1회부터 류현진은 완벽한 제구로 애틀랜타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의 제구를 의식한 애틀랜타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타격했다. 류현진은 정면승부로 맞섰다.

첫 타자 올비스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처음 만난 올스타 출신 내야수 조시 도널드슨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도널드슨을 상대하며 풀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 몰렸고, 6구째 높은 컷패스트볼을 던졌다. 도널드슨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류현진의 공에 헛스윙했다. ‘류현진의 이름값’으로 만든 삼진이었다.

프레디 프리먼의 잘 맞은 타구는 1루수 데이비드 프리스 정면으로 향했다.

공 9개로 1회를 끝낸 류현진은 2회에는 투구 수를 더 줄였다. 류현진은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 닉 마에키키스, 댄스비 스완슨을 공 8개로 모두 범타 처리했다.

3, 4, 5회에도 퍼펙트 행진이 이어졌다.

류현진은 3회 첫 타자 타일러 플라워스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직구가 볼 판정을 받자 아쉬움 섞인 미소를 지은 류현진은 6구째 다시 시속 146㎞짜리 빠른 공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엔더 인시아르테와 조시 톰린도 범타로 물러났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도 류현진의 쾌투가 이어졌다. 류현진은 1회처럼 올비스를 외야 뜬공, 도널드슨을 삼진, 프리먼을 내야 땅볼로 요리했다.

5회에는 두 차례의 풀카운트 승부를 잘 견뎠다. 아쿠냐 주니어를 상대로 3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컷패스트볼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마케이키스의 2루 땅볼 때 전력으로 뛰어 타자 주자보다 빠르게1루를 밟았다. 스완슨은 3루 땅볼로 처리했다.

6회 초, 첫 타자를 상대할 때 퍼펙트 행진이 끊겼다.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6회 초 플라워스에게 시속 118㎞짜리 커브를 던지다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퍼펙트 행진은 끊겼지만, 다저스타디움을 메운 다저스 팬들은 기립박수로 류현진을 응원했다.

힘을 얻은 류현진은 인시아르테를 포수 앞 땅볼로, 대타 찰리 컬버슨을 2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류현진은 7회 선두타자 올비스에게 빗맞은 중전 안타를 맞았고, 2사 2루가 되면서 이날 첫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야수가 류현진을 도왔다. 아쿠냐 주니어의 잘 맞은 타구를 다저스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걷어내면서 류현진은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8회에도 안타 한 개를 내줬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다.

다저스 타선은 시원한 타격으로 류현진을 지원했다. 특히 저스틴 터너는 1회 말 선제 솔로포, 5회 달아나는 솔로포,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포 등 홈런 3개를 치며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타자 류현진’도 빛났다. 류현진은 3회 말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에 성공하더니, 6회 2사 1루에서는 시즌 첫 안타(우전 안타)를 쳤다. 지난해 9월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26일 만에 나온 안타다.

경기를 끝내는 장면도 짜릿했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사 후 도널드슨에게 우익수 쪽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프리먼을 시속 147㎞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