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창 기

킁킁 냄새를 맡아본다

손가락으로 쿡쿡 찔러본다

발바닥으로 슬슬 문질러본다

물을 붓고 살짝 데친 뒤에

앞니로 잘근잘근 씹어본다

바람이 불거나 손님이 오면

잘 말아 콧구멍 속에 잠깐 넣어두거나

아예 척척 접어

벽장 이불 속 깊숙이 처박아둔다

외출을 할 때는

조심스럽게 아내의 이마에 붙여놓고

이리저리 돌려세워본다

가난이 닥지닥지 붙은 일상의 힘겹고 난처함과 고달픔을 익살스럽고 장난기 넘치는 필치로 써 내려간 이 시는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궁핍 속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넉넉하고 따뜻함을 잃지 않는 아주 긍정적인 사이의 모습은 훈훈한 느낌을 던져주고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