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나무 마을에 다시돌아온 오수개 한쌍.
개 나무 마을에 다시돌아온 오수개 한쌍.

국제애견협회 켄넬클럽(Kennel Club)에서 ‘지구상 가장 비싼 개’로 티베탄마스티프가 선정된 적이 있다. 그 당시 티베탄마스티프 한 마리 가격이 28억원이었다.

티베탄마스티프의 고향인 티베트를 중국에서 시짱자치구(西藏自治區)라 부르는데, 약칭하여 ‘짱(藏)’이라고도 부르기 때문에 티베탄마스티프는 티베트를 뜻하는 ‘짱(藏)’에, 큰 개를 뜻하는 오(獒)를 합하여 짱오(藏獒), 짱아오라 불린다.

중국에서 짱아오라 부르는 이 개를 티베트에서는 도키(Do-khyi)라는 이름으로 부르는데 ‘집을 지키기 위해 묶어두는 개’라는 뜻이다. 도키는 ‘썬거’(사자)라고도 하는데 체고가 80cm, 몸무게는 100kg이다. 승냥이나 늑대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이긴다고 알려져 있으며, 티베트 설산의 영하 20~30도의 추위 속에서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오수개 표준체형.
오수개 표준체형.

징기스칸은 무려 3만 마리의 티베탄마스티프 군단을 거느리고 서정(西征)을 했다고도 전해지고 있다. 이런 티베탄마스티프가 멸종위기를 겪은 이유는 중국이 티벳을 합병했을 때, 중국 군대가 티베탄마스티프 주인들에게 그들의 개를 모두 몰살하도록 했기 때문으로 알려진다. 이제는 중국에서 이 개를 국가 보호동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라북도 임실군의 오수라는 곳은 티베탄마스티프를 시조견으로 하여 오수개를 만들었다고 알려져있다.

오수라는 지명 자체가 ‘보한집’에서 실린 개 이야기에서 비롯되었다. 고려시대 최자가 지은 ‘보한집’에 실린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개인은 거령현(현 임실군 지사면 영천리) 사람이다. 개 한 마리를 길렀는데 매우 귀여워했다. 어느날 외출할 때 개도 따라 나섰다. 개인이 술에 취해 길가에 잠들었고, 마침 들불이 번졌다. 개는 가까운 곳의 냇물에서 몸을 적셔 와 주위의 들풀에 비벼 불길을 막고 기운이 다해 죽었다. 개인이 깨어나 감동해 노래를 짓고 무덤을 만들어 장사지낸 뒤에 지팡이를 꽂아 표시했다. 이 지팡이가 자라나 이곳을 오수(獒樹)-큰개 오(獒), 나무 수(樹)-라고 불렀다.”

지금 전북 임실군 오수리에는 오수의견비로 전해지는 비석이 있고, 비석에 오수개 문양이 남아있다. 복원한 오수개의 동상과 오수의견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세계 의견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원과 오수개의 주인인 김개인의 생가까지 복원해둔 상태다. 최근에는 애견캠핑장, 경견장 시설이 들어섰고, 개들 전용 공간이 추가로 생겨났다.

2018년에는 공공 동물장묘시설 허가도 받았다. 이러한 추진을 위해 임실군은 전북도의 특별 관광 정책과 동일선상에 있는 전국적 ‘반려동물 테마공원’ 조성을 위해 주민과의 소통을 통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오수 의견’ 설화를 바탕으로 한 지역 특유의 역사적 스토리를 적극 활용해 반려동물 산업 거점지역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는 한편, 반려동물 사업을 선점, ‘전국 제1의 반려동물 친화 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동훈
이동훈

임실군은 동물 보호 센터 유치와 함께 반려동물 거점지역 육성을 위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임실군이 구상 중인 ‘반려동물 거점지역’ 육성은 테마공원과 캠핑장, 교육보호센터, 장묘시설 등을 통해 관광객을 유입시켜 임실(오수)을 명실상부한 반려동물의 메카로 만들고, 이후 농공(산업)단지를 활용한 부가산업(사료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경상북도는 전라북도가 개와 관련해 최근 추진 중인 일들과 과정을 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개는 유사 이래 사람과 가장 가까이서 함께 생활해 온 친구이며 많은 이야기를 함께 해온 동물이기 때문에 세계의 남녀노소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개 이야기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타당하다. 문화관광을 위한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multi use)의 중요한 소재로 개가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이동훈씨는 경북대 유전공학과와 동 대학원 생명공학과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라벌대학교 반려동물연구소 부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