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서 발견된 北 선박 백골시신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숨진 듯

길이 9m 크기 목선 안
남성 4명 얼굴만 백골화

▲ 지난 7일 울릉도 해상에서 발견돼 울릉군 북면 현포항에 예인된 북한 어선. 당시 어선에는 얼굴이 백골화된 시신 4구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제공

최근 일본 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 앞바다 등 서부에서 북한선박과 백골화된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지난 7일 울릉도 해상에서 얼굴이 백골화된 시신 4구가 실린 북한 선박이 발견됐다.

8일 동해해경과 합동심문조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55분께 울릉군 서면 태하 대풍감 500m 해상에서 북한선박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50% 침수 상태로 발견돼 북면 현포항으로 예인했다고 밝혔다.

선박은 밤샘 오징어 조업을 마치고 귀항하던 울릉수협소속 H호(9.77t)가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으며 해경연안 구조정과 울릉군청 어장 관리선이 출동, 북면 현포항으로 예인했다.

선박은 길이 9m, 폭 2m, 높이 2m 크기의 목선으로 스크루가 장착된 동력선이다.

취사 때 사용된 냄비와 가스통을 비롯해 배터리, 랜턴, 공구 등이 선내에 있었고 선수에는 숫자(689-63275)가 적혀 있어 전형적인 북한어선 형태다.

합동심문조는 굴착기 등을 동원해 선박을 해체하는 도중 북한선원으로 추정되는 4구의 시신을 발견했고 시신은 울릉군 보건의료원 시신담당자가 수습해 울릉군 보건의료원에 임시 안치했다.

시신을 수습한 E씨에 따르면 “시신은 모두 남성이며 얼굴은 백골화가 진행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지만 몸체는 백골화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비바람을 막아주는 어로작업복(일면 갑빠)을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신의 얼굴은 백골화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몸이 온전한 것으로 보아 이들은 오래전에 선박이 침수된 뒤 숨진 상태에서 얼굴은 직접 바닷물에 닿아 빨리 백골화가 진행됐고 몸은 바닷물이 닿지 않는 비닐 형 어로작업복을 입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선박은 침수 상태에서 오래전부터 표류하다 북동풍이 불면서 울릉도로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됐다.

합동조사반 관계자는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어민들이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에 나섰다가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숨진 것으로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북한주민이 확실하면 지난 2013년 봄 북면 천부리 자연터널 해안에서 발견된 북한 주민 시신(옷 속에 김일성·김정일 사진, 북한 돈 등 소지) 처리 방식과 같이 통일부를 통해 북한으로 돌려보낼 것으로 보인다.

울릉/김두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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