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비만대사수술

▲ 박지연 교수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위장관외과

국내 비만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만은 현대인들에게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질환 중의 하나로 지난 2015년 기준 유병률이 32.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은 단순히 삶의 질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당뇨병, 심장 및 뇌혈관질환, 고지혈증, 수면무호흡증처럼 다양한 질환을 동반한다. 장기적으로는 수명을 단축시키게 되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도를 측정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가 널리 이용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에 따라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2.9는 정상 체중, 23.0~24.9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비만은 체질량지수의 범위에 따라 25.0~29.9는 비만 1단계, 30.0~39.9는 비만 2단계, 40.0 이상이면 비만 3단계로 세분화된다. 일반적으로 2단계 이상의 비만, 즉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 고도비만(morbid obesity) 범주에 속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도비만 인구가 최근 10년간 급증해 2015년에는 전체 인구의 4.8%를 차지, 약 150만명을 초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을 치료하는데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 약물요법, 수술요법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고도비만 환자에 있어서는 유일하게 수술만이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밝혀져 있다.

비만대사수술이 국내에 도입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사실 그 역사는 그리 짧지 않다. 비만인구가 폭증하면서 이미 미주, 유럽 등에서는 외과에서 가장 흔히 시행되는 수술 중의 하나로 자리 잡았으며, 수술 안정성과 장기적인 효과에 대해서도 밝혀졌다. 수술 방법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현재 널리 시행되고 있는 위소매절제술이나 루와이 위우회술의 경우 수술 후 1년~1년 6개월 사이 체중의 약 25~3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과 동반된 질환은 완치 혹은 호전된다. 2형 당뇨병 환자의 약 70~80%, 고혈압은 60~70% 환자가 약물치료 없이도 혈당 및 혈압이 조절되는 경험을 한다.

국내에서 권고하는 수술적 치료는 △체질량지수 35 이상 △체질량지수 30 이상이면서 당뇨병·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간질환, 심각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다낭성 난소증후군 및 지속적인 생리 불균형,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정형외과 수술을 반복적으로 받아야 하는 경우, 우울증 등 비만과 관련된 정신과적 질환을 앓고 있을 때 적용된다.

모든 수술은 기본적으로 복강경을 이용해 진행한다. 체중감량 원리에 따라 식사를 제한하는 제한형 수술법과 섭취한 음식물의 흡수를 감소시키는 흡수억제형 수술법으로 나뉘는데 환자의 동반질환 상태나 장기합병증에 대한 이해도, 정기적인 추적관찰에 대한 순응도 및 생활 습관의 교정의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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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비만대사클리닉은 외과, 가정의학과, 내분비내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전문코디네이터, 영양팀을 포함한 다학제팀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인력 간 유기적인 협업으로 비만 및 동반 대사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관리한다.

다학제 진료를 통해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제시하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하여 고도비만수술 및 대사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고도비만의 경우 수술로 단번에 치료가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및 추적관찰이 필요하므로 이 역시 다학제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비만대사수술은 미용 목적의 수술이 아니다. 수술의 근본적인 목적은 체중 감량과 더불어 비만에 동반된 다양한 질환의 호전을 유도하고, 당뇨 합병증 및 심근경색,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을 줄여 장기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도비만에 해당하면서 여러 차례 체중 감량 시도에도 실패를 경험했거나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 그리고 이로 인한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비만대사수술은 더 이상 마지막 선택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