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있어 구 경제는 잊자
투자에 있어 구 경제는 잊자
  • 등록일 2017.10.22 21:03
  • 게재일 2017.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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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역사적으로 달러가치와 신흥시장 성장주는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다. 즉,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강해져서 아시아 신흥국들의 물건을 많이 사주면 에너지, 철강, 자동차 등 구경제 성장주들 주가가 올랐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관계가 깨지고 있다. 올해만 해도 달러는 약세를 보였는데 신흥시장 성장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즉 신흥시장의 산업 구조가 신경제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증시의 방향이 신경제로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싸 보이는 구경제 주식에 미련을 갖기 보다 비싸더라도 신경제 주식 가운데 `기대이상의 이익`을 줄 수 있는 것들을 선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일 것이다.

그런데 신경제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원칙은 있다. `가장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신경제 관련 시장은 앞으로 크게 열릴 것이 분명한데 언제 본격화될지는 불확실한 바, 그 때까지 생존해서 그 과실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넘버 원(No.1)을 사는 것이다.

또한 신경제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빅데이터(big data)를 이용한 맞춤형 서비스인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요구하기 때문에 신경제에서도 대형주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미래 신경제에 대한 희망이 대형주를 통해 주가에 반영되고 있고, 이는 주가지수 상승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것이 장밋빛 그 자체일지 모르지만 말이다.

그리고 신경제의 수요가 생기는 과정에서는 조립보다는 소재 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빨리 만들어 팔아야 하니 소재를 공급하는 쪽에 협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반도체도 사물인터넷 인프라를 만드는 초기 과정에서 소재인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했고, 가격을 올릴 수 있는 협상력이 생긴 것이다.

2차 전지도 소재 쪽이 더 매력적이다. 한국에 LG화학, 삼성SDI라는 세계적인 2차전지 생산업체가 있지만 결국 전기차 가운데 절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부분이 2차 전지이므로 결국 전기차 생산업체가 LG화학이나 삼성SDI가 하는 조립부분을 가져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므로 LG화학, 삼성SDI보다는 그들 밑에서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운 업체들을 선별하는 편이 낫다. 해외에서는 일본의 스미토모 메탈 마이닝(Sumitomo metal mining)이라는 업체가 2차전지 양극재에서 핵심역량을 가졌다. 또 이 업체는 2차전지 덕분에 전기의 사용이 느는 과정에서 전기를 보급하는 구리선의 수요가 증가하고, 구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세계 10대 구리 제련업체이기도 하다.

한편 신경제의 꽃은 빅데이터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에 관해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비대칭적인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무서운 것이고, 이것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심지어는 정치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미국에서 신경제를 이끄는 FANG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인데 수억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갖고 있다. 이 정도면 차별적이고, 독점적인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고, 이것이 비대칭적 정보다. 이 기업들은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공격으로 투자하고, 그 과정에서 빚이 늘어난다. 그럼에도 주가는 계속 상승한다. 비대칭적인 정보가 나중에 얼마나 큰 기업가치를 만들어 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너무 제조업 중심이었기 때문에 가입자를 갖고 있어도 빅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취약하고, 빅데이터를 얻어도 정부의 규제 때문에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카카오뱅크에 열광하는 이유 가운데 빅데이터에 대한 기대가 섞여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너무 빈약해 보인다. 차라리 글로벌 넘버원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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