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후 가출부인에 문자<BR>1시간30여분 대치 긴급체포
20일 오전 9시10분께 안동시 옥동 한 고층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경찰과 대치하던 A씨(38)가 갑자기 자신의 아파트 6층 창틀을 잡고 투신 소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앞서 A씨는 부부싸움 끝에 막내딸(6)과 함께 가출한 부인 B씨(32)에게 `아이들을 창밖으로 던지고 나도 투신하겠다` 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 남편 A씨가 평소 아이들을 수시로 학대하던 터라 불안했던 B씨는 이날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이들의 안전을 의뢰하면서 경찰이 출동한 것이다.
당시 아들(10)과 함께 있던 A씨는 베란다 난관에 매달린 채 고성을 지르는 등 막무가내였다.
안동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119소방구조대에 에어매트 설치할 것을 요청한 후 A씨에게 동행할 것을 설득했다. 결국 경찰은 여경을 투입해 설득한 끝에 그제서야 문을 연 틈을 타 절단기로 보조 잠금장치를 끊어 아파트 진입에 성공했다.
긴박했던 이날 오전 10시40분. 거실에서 울먹이던 아이를 가장 먼저 조지영 경사가 보듬어 안아줬고, 무사히 아동보호기관에 인계했다. 1시간30여분 동안 어린 자식을 인질삼은 투신소동은 경찰이 A씨에게 수갑을 채우면서 일단락된 것이다.
앞서 A씨는 딸을 수시로 때리는 등 아동학대 혐의로 이미 경찰에 불구속 입건된 상태였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딸(9)에게 프라스틱 악기로 손이나 발바닥을 수십 대 때린데 이어 지난 5일에는 혁대로 온몸을 때리는가 하면 남자 아이에게도 힘겨운 엎드려 뻗힌 자세로 1시간 동안이나 방치하는 등 아동학대를 일삼아 왔다.
A씨로부터 맞은 딸은 엉덩이와 다리 등 온몸이 멍투성이에다 두피 사이에도 상처가 선명하는 등 몇 시간씩 때리는 남편을 보다 못한 아내가 경찰에 신고했다. 행여나 부인이 말리기라도 하면 아이들의 체벌 강도는 더 크게 가해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상습적으로 아동을 학대한 A씨에 대해 협박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안동/권광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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