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실 단열재 제거작업
인부 1명 병원 이송후 숨져
예약객 후속대책도 소홀
정상영업 강행 “안전불감”

▲ 지난 14일 오후 3시 15분께 경주 코오롱호텔 지하 1층 보일러실에서 소화설비의 이산화탄소가 다량 유출돼 작업 중이던 근로자 B씨(45)가 숨지는 등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긴급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사고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오롱그룹의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코오롱호텔에서 이산화탄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호텔 측은 고객들의 불안에도 불구하고 기존 예약일의 변경 등 대책을 세우지 않아 불만을 사고 있다.

△사고 경위

지난 14일 오후 3시 15분께 경주시 마동 코오롱호텔 지하 1층 보일러실에서 소화설비의 이산화탄소가 다량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 작업 중이던 인부 B씨(45)가 질식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또 김모(38)씨 등 7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인부들의 경찰과 소방당국 진술에 따르면 보일러실에서 석면 등 단열재를 제거하던 중 화재감지기가 울리면서 소화설비에서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분출됐다. 보일러실이나 기계실 등에는 감전 위험 때문에 화재가 났을 때 소화설비에서 물 대신 이산화탄소가 작동하도록 돼 있다.

다행히 화재는 발생하지 않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서와 경찰은 두 시간 만에 사고현장을 수습하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 감식을 의뢰했다.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은 사고가 나자 해당 작업에 대한 전면 중지 명령을 내렸다.

포항지청 관계자는 “사고조사 전담팀을 구성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업주를 포함한 관련자 전원을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영업 강행에 고객 분통

이 호텔의 회원권 소지자인 A씨(36)는 오는 28일 회원권 쿠폰이 만료되기 앞서 21일과 22일 예약을 해 둔 상태였다. 하지만 가스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불안한 마음에 호텔 측에 예약 연장을 문의했지만 호텔 측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놓지 않았다.

코오롱호텔 관계자는 “가스누출 사고 이후 정해진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는 계속 예약을 받고 있으며 만료되는 쿠폰의 연장 여부도 담당자가 없어 아직은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A씨는 가스 누출 사망사고가 발생한 호텔에서 불안하게 투숙하는 것보다는 회원권에 포함된 무료 숙박쿠폰을 포기하는 편이 나을 것으로 판단해 결국 예약을 취소했다.

A씨는 “현재 상황에서는 회원권에 포함된 무료 숙박권 기한을 연장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고객들의 불편과 우려에 대해 너무 무성의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지난해 2월 17일 경주 양남면 신대리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 10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경주/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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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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