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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PD tvN `감자별2013QR3` 연출… 내달 23일 첫 방송

연합뉴스 기자
등록일 2013-08-30 05:40 게재일 2013-08-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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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트콤 99.5% 웃기고 0.5% 진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시리즈로 유명한 김병욱(53·사진) PD가 케이블 채널에서 처음으로 일일시트콤을 선보인다.

오는 9월23일부터 tvN에서 월~목요일 밤 9시15분 방송되는 `감자별2013QR3`(120부작, 편당 45분)이다.

이 시트콤은 2013년 어느 날 지구로 날아온 의문의 행성 `감자별` 때문에 벌어지는 노씨 일가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그려진다.

노송(이순재 분), 노수동(노주현)의 가족으로 노수동의 부인인 왕유정(금보라), 아들 노민혁(고경표), 딸인 노보영(최송현)과 노수영(서예지), 노보영의 남편인 기도상(김정민), 보영-도상 부부의 두 아들 등이 나온다.

이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로는 노씨 집안의 가신 같은 존재인 오이사(김광규)와 창고에 얹혀사는 길선자(오영실)-나진아(하연수) 모녀, 한국의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미스터리한 청년 홍혜성(여진구), 음악밖에 모르는 가난한 기타리스트 장율(장기하), 노수영의 남자친구로 한국에 왔다가 버림받는 외국인 남자 줄리엔(줄리엔 강) 등이 등장한다.

지난 28일 서울 상암동 CJ E&M 사옥에서 만난 김 PD는 이번 시트콤을 기획하며 코미디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작에 관해 “꼭 정치의식을 가진 건 아닌데, 사회적으로 올바름이라고 하는 것에 빠진 것 같다. `하이킥 3`(`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많은 분들이 `약간 정치적인 색깔을 지니고 있나`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 돌이켜 보면 어떤 얘기를 쓸데없이, 부질없이 넣으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던 듯하다. 반성하는 부분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고유하게 재미있게 해주는 기능이 좋은 것 같다. `하이킥 3`에서 청년실업도 잘 다루면 좋은데, 리서치를 잘 안 하고 다뤄서 실패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관념적으로 센 대사를 쓰고 정치적으로 옳은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작가들도 같이했던 것 같다. 이번엔 그냥 편하게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트콤에서는 그동안 MBC, SBS 등 지상파에서 하지 못한 화장실 유머나 성인용 코미디를 좀 더 과감히 보여준다는 것.

그는 이순재 캐스팅과 관련해 “하이킥 1, 2를 함께 하다가 3을 할 때에는 어른들 코미디를 잘하지 못했다. 약간의 청춘물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이순재 선생님이 그 연세의 캐릭터가 없다고 하니까 좀 서운하셨나 보더라. 하지만 선생님은 지금도 날 좋아하고 이번엔 92세 할아버지, 주책 맞은 할아버지 역할을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수락하셨다”고 했다.

또 “그동안 저녁 시간대에 지상파에서 시트콤을 방송하면서 조금만 화장실 유머가 들어가면 심의실에서 항의 전화를 받았는데, 이번엔 9시15분에 방송하고 지상파를 벗어난 기념으로 제대로 보여줄 생각이다. 그동안 쌓인 게 많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구로 의문의 행성이 날아온다는 기본 설정을 이야기하며 그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를 언급했다.

그는 “지구로 행성이 날아온다는 설정은 여러 작품에서 많았지만, `멜랑콜리아`는 특히 좋았다. 약간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한 분위기로 압도하는 영화 `멜랑콜리아`처럼 이번 시트콤에도 우울한 정서가 담겨 있느냐는 질문에는 “내 코미디는 조금 허무하거나 슬픈 지점이 있는 것 같다. 내가 가진 세계관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작가들은 그런 내 성향에 맞춰주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그는 `하이킥 3`에서 보여준 지나친 진지함을 반성한다고 하면서도 코미디에 약간의 어두운 세계관이나 메시지를 담는 자신만의 스타일은 유지할 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고작 시트콤 하나 하면서 뭐 그렇게 심오하게 그러냐고 하는데, 저는 우리 시트콤이 99.5% 허접한 농담으로 이뤄져 있지만, 0.5%는 그런(진지하거나 심오한) 게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제가 `설국열차`를 만드는 사람도 아니고 대단한 메시지를 갖고 시작하지 않아요. 드라마 중에도 하위 장르를 하는 사람일 뿐이지만, 그래도 어떤 생각을 가졌을 거 아닌가요. 그런 게 0.5%는 녹아있다는 거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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