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반발… 관광도 통제

▲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영토분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주재 일본 대사관 밖에서 한 중국인이 `댜오위다오는 중국 것`이라는 문구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이 일본의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에 대한 보복으로 정치·민간 교류를 중단하거나 관광을 통제하는 등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13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의하면 중국은 이달 26일 예정됐던 일본 국회의원 30명의 방중을 중단해 달라고 일본 측에 통보했다.

일본 초당파 국회의원의 방문을 담당한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는 12일 일본 측에 전화를 걸어 “우호적 분위기에서 (일본 국회의원들을) 맞이할 수 없다”고 중국 방문 중단을 요구했다.

일본 측은 이번 국회의원 교류 행사에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자민당) 전 관방장관을 단장으로 민주당의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전 관방장관, 자민당 최대 파벌 회장인 고가 마고토(古賀誠) 의원 등 30명이 참여해, 2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리는 국교정상화 4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하고 중국 정부 요인들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교장을 맡고 있는 공산당 간부 양성기관인 중앙 당교도 21~28일 중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공무원 교류 사업을 연기하겠다고 주중 일본대사관에 통지했다.

이 사업은 2000년부터 매년 번갈아가며 양국의 공무원과 민간인이 상대국을 방문해왔고, 올해는 일본 대표단 약 50명이 베이징과 푸젠성 등지를 돌아볼 예정이었다.

중국 `중화전국청년연합회`는 일본의 겐바 고이치로(玄葉光一郞) 외무상이 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해 이 단체에 수여하기로 했던 표창을 거부했다.

탕량즈(唐良智) 중국 우한(武漢) 시장은 13, 14일 일본 오이타(大分)시 방문 일정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연기했고, 중국 유명 작가 위추위(余秋雨)는 22일 일본 교토(京都)에서 열리는 중일 수교 4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양국 연예인과 예술인의 방문 교류도 대부분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중국 관광업계의 일본 관광 취소도 가시화했다. 교도통신에 의하면 중국의 대형 여행사인 캉후이국제여행사(康輝國際旅行社)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항의로 12일부터 일본관광 예약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이 여행사는 “국가 주권이 모든 것을 우선한다”면서 “손실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일본과의 정치·민간 교류를 중단하거나 통제하는 것은 센카쿠 국유화에 대한 반발이다.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중일 관계의 긴박한 국면은 완전히 일본 측이 일으킨 것이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2010년 9월 센카쿠에서 자국 어선과 일본 경비선이 충돌한 `센카쿠 사태` 당시에도 정치 민간 교류를 중단하고 관광을 통제하는 등으로 압력을 강화하는 한편 희토류 수출 중단, 일본 상품 통관 엄격화 등의 보복 조치를 강행했었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가중되는 압력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뾰족한 대책이 없는 만큼 중국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