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정 기자가 만난 여성들(56)...박금화 리더직업전문학교 교수
윤희정 기자가 만난 여성들(56)...박금화 리더직업전문학교 교수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09.03.12 19:59
  • 게재일 2009.0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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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여파가 불거진 즈음, 도심 한 가운데에서 포항리더직업전문학교를 마주친 순간, 절망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포항시 북구 덕수동 54의5에 위치한 포항 리더직업전문학교 박금화(49·사진) 교수는 향토요리 개발과 이와 관련한 강의를 20여년째 해오고 있다.

특히 그는 소탈한 성품과 늘 미소를 띤 온화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 깊이 남아 있는 한 사람이다.

1990년 평소 요리를 좋아하던 그녀는 체계적인 요리수업을 받기 위해 포항시여성문화회관에서 강의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적성이 맞아서 요리사의 꿈을 키웠다.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복어, 제과제빵 등 자격증을 잇따라 취득하면서 무엇보다 향토요리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한식이 세계 속의 음식으로 발전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면서 한식 요리법(레시피)를 표준화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지난달 출간된 ‘포항향토해산물 요리 레시피’는 포항지역 특산물인 문어와 대게를 주제로 한 해산물요리 요리법을 담았다.

포항시여성문화회관 요리 강사로 10여년을 몸담아온 그녀는 이번 책자의 팀장을 맡아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녀가 개발한 요리는 문어를 이용한 요리인 문어빵, 문어무강회, 문어샐러드, 문어구이, 생문어보쌈김치, 문어밥식혜, 문어즉석젓갈, 문어밥, 문어해초비빔밥 등 9종과 대게를 이용한 요리인 대게샐러드, 대게스프, 대게계란찜, 대게회·얼음회, 대게찜, 대게그랑탕, 대게구이, 대게튀김, 대게샤브샤브, 대게밥, 대게추어탕 등 11종이다.

“지난해 4월 일본 벤치마킹을 다녀왔지요. 이제는 문어와 대게는 쳐다도 보기 싫을 정도 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의 요리전문가인 식품영양학교수, 외식업체대표 및 관련업체종사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품평회를 열어 웰빙음식으로 상품화 할 수 있는 가능성과 대게추어탕 요리의 경우 대중화 가능한 음식이라는 호평도 받았어요.”

그녀는 문어해초비빔밥과 같은 것은 기내식 등으로 활용해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관광상품으로 육성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다.

“포항시의 먹거리 관광 상품화를 위해 장기간의 프로젝트로 마련된 이번 향토요리 개발은 앞으로도 관광객유치를 위한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그녀는 최근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향토해산물 요리를 지역 음식점 주인들에게 강좌를 하는 일로 여느 때 보다 바쁘다고 했다.

11일부터 3주간에 걸쳐서는 식당 및 외식 관련업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향토요리 강의도 하고 있다. 일반대중음식점을 대상으로 먹거리 관광 상품화를 위한 향토해산물요리 레시피 교육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이며 앞으로 한 차례가 더 남았다.

그녀는 20여년의 요리전문가 경력이지만 지금에서야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말한다. 긴 세월을 거치며 어느 누구보다 전문가의 경지에 올랐을 그의 겸손한 고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자격증은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복어, 제과제빵 등 10여개에 이른다.

오래도록 한자리에서 외길을 걸어온 만큼 그를 찾는 곳은 대학이나 여성문화회관 외에도 직업전문학교 등 여러 곳이 있다.

그래서 지난해 9월부터 리더직업전문학교 강의도 하고 있다.

“이곳은 100% 노동부 지원으로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지요. 특히 여성 실직자들은 적당한 직업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나마 요리는 쉬운 편이지요.”

지난해 수강생 모집에는 30명 정원에 80명이 응시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직업전문학교 중 실업자교육과정에 있어 요리강좌가 있는 곳은 리더직업전문학교가 유일합니다. 주로 40대 여성들인 이들 수강생들이 자격증을 취득해 창업을 하거나 요리사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 외에는 별 욕심이 없어요.”

한 자리에서 근면하게 일하는 그를 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것이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후배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볼 때지요. 좌절과 어려움을 견뎌내며 일하는 많은 후배 요리사들이 있어요. 그들에게서 스승이라는 말을 들을 때 뭉클한 마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

반면 어려운 점은 힘든 과정을 이겨내지 못하고 너무 쉽게 포기하는 후배들을 바라볼 때다. 처음 요리사의 길을 들어설 때 처우가 좋지는 않다. 하지만 요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후배들이 포기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성실한 자세와 신념을 갖고 자신의 전공을 빨리 파악해 꾸준히 노력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또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리에 대해 항상 새로운 트렌드를 파악하고 자기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지요. 위생, 식재료 원가 등 요리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습득하고 자신만의 요리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일어나 요리 창작을 한다는 그녀. 본인만의 실력과 자부심으로 계속해서 향토요리문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사람들은 너무나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러니 더 이상 치열하게 살지말라는 뜻이 아니다 . 우리는 앞으로 계속 치열하게 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바로 창조가 필요한 까닭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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