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간호사가 환아를 학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공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일 대가대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자신의 SNS에 환아를 학대하거나 조롱하는 글을 올린 것을 보고 환자 부모가 병원 측에 신고해 드러났다.
해당 병원에 근무하던 한 간호사가 입원 중인 아기를 자기 무릎에 앉히거나 끌어안으며 사진을 찍은 뒤 “분조장(분노 조절 장애) 올라오는 중”, “낙상 마렵다”(낙상시키고 싶다)는 문구와 함께 SNS에 게시했다.
다른 사진에는 신생아의 몸과 팔을 고정시킨 모습으로 “악 지르는 거 보니 내일 퇴원해도 되겠구만 왜 왔는데”라며 “오자마자 열 받아서 억제시킴”이라고 써 있다.
환아 부모는 SNS에 글을 올려 “(아기가) 태어난 지 5일도 안 돼서 이런 일을 당했다”며 “우리 아이 말고도 최소 5명의 신생아가 더 학대를 당했고 글을 올린 간호사도 3명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을 본 누리꾼은 “간호사들이 생명을 경시하고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일이 힘든 건 알지만 이렇게 하는 건 단순한 불만을 넘어 직업윤리 위반이다”, “신생아를 상대로 욕설과 위협성 말을 하다니 사람인가”고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병원 측은 지난 4일 부모의 신고를 받은 뒤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공식 사과했다. 또 5일에는 병원 유튜브 채널에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병원은 사과 영상에서 “최근 본원 신생아중환자실 간호사의 부적절한 행위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소중한 자녀를 믿고 맡겨주신 부모님들께 크나큰 충격과 상처를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건에 대해 병원 구성원 모두는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신생아들을 대상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병원 구성원들도 큰 충격을 받았으며,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상황이 발견 될 경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다루고자 한다”며 “모든 교직원에 대한 철저한 교육과 더불어 병원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점검해 재발 방지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경찰청은 피해 환아의 부모가 해당 간호사를 고소함에 따라 신생아 학대 혐의로 해당 간호사의 휴대전화와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