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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싹 속았수다’ 촬영지 제주로 떠나볼까

최병일기자
등록일 2025-03-24 20:11 게재일 2025-03-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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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제주. 가난하고 척박한 곳에서 바다를 지키며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폭싹 속았수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 방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의 이 드라마는 제주에서 태어난 반항기 가득한 애순(아이유, 문소리분)과 성실한 관식(박보검, 박해준분)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계절에 걸쳐 풀어낸 작품이다. 60년대 산업화 시대와 80년대 민주화시대를 오고가며 펼쳐지는 드라마는 그 시대를 성실하게 살았던 사람들을 위한 헌사(獻詞)인지도 모른다. 드라마는 개봉한 지 2주일도 되지 않았는데도 24개 국가에서 최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박보검 아이유를 비롯해 문소리 박해준 등의 연기도 빼어나지만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드라마 속 아름다운 풍경들이다. 제주를 비롯해 고창과 안동까지 드라마속 촬영지의 매혹적인 풍경을 쫓아 이 봄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

성산 반도 끝머리에 있는 봉우리

높이 180m 절벽 병풍처럼 둘러쳐

일출봉의 해 떠오르는 장면 일품

◇주인공의 어린시절 제주 풍경 - 성산일출봉

드라마 속 두 주인공인 애순과 관식의 어린시절 제주 장면에는 성산일출봉이 종종 등장한다. 작품 속 허구로 표현된 ‘6시 내고향’ 프로그램에서는 제주편, ‘사랑이 꽃피는 유채꽃 축제’가 등장하기도 한다. 성산일출봉은 높이 180m의 성산 반도 끝머리에 있는 봉우리다. 성산봉은 커다란 사발모양의 평평한 분화구가 섬에 걸쳐있다. 삼면을 바다로 깍아 세운 절벽이 병풍처럼 둘러 있다.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일출봉에 해가 떠오르는 장면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해외여행이 자유화 되기전에는 신혼여행지와 가족 나들이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했다. 광치기해변, 섭지코지 등 주변의 다양한 명소도 둘러볼만하다.

◇해녀불턱 등 이국풍경 - 김녕 어촌계 마을

김녕 바다는 작품 속 해녀들과 어린 애순, 그리고 관식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담겨있는 곳이다. 해녀들 쉼터인 해녀불턱과 에매랄드빛 바다가 더욱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김녕 어촌계에서 해녀체험도 할 수 있다. 굴곡진 해안을 따라 달리다보면 하얀 풍력발전기가 수채화빛 바다와 어우러져 움직이는 그림처럼 보인다. 여름에는 스노쿨링 서핑, 패러 서핑, 요트, 카약 등 해양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해변에 가득하다.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가 경쾌하게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해질녁이면 오렌지 빛 노을이 심장을 두드린다.

◇주인공 가족이 걷던 길 - 제주의 상징 오름

애순과 관식의 가족들이 함께 걸어가는 곳은 제주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오름이다. 제주 땅에 솟아 있는 수많은 산봉우리, 크고 작은 오름은 저마다 표정이 다르다. 오름을 오르는 길목은 봄이면 꽃내음이 향기롭고 여름이면 푸른 삼나무숲에 시원한 바람이 분다. 대자연이 그린 한폭의 그림같은 오름은 직접 올라야 그 신비로움을 알 수 있다. 드라마속에서 나온 구좌읍 송당리의 안돌오름은 높이가 93m로 비교적 낮은 오름이다. 한라산을 기준으로 안쪽에 있는 오름이라고 해서 안돌오름으로 불렸다. 안돌오름은 지금도 소를 풀어 키우는 목장역할을 한다. 표선면 성읍리에 있는 백약이오름은 도로변에 가까이 있어 일반인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약초가 많이 자생하고 원형경기장을 연상케 하는 움푹패인 굼부리가 이채롭다. 억새명소로도 이름이 높다.

◇주인공이 참여한 백일장이 열린 곳 - 제주 목관아

드라마 속 주인공 애순과 관식이 참여한 백일장이 열린 곳이다. 연희당 앞에 걸터앉아 시를 썼다. 또 중년의 애순이 엄마를 그리워하며 시를 쓰기도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제주의 관아로 제주의 역사를 담은 전각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중심건물인 홍화각, 연희각, 우연당, 귤림당, 영주협당 등 30여 채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드라마속에서 비쳐진 곳은 연희각이다. 제주목사가 공식적으로 업무를 보던 중심공간이다. 제주목사는 행정뿐만 아니라 군사업무까지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연희각은 이를 수행하는 중요한 장소였다.

누웨마루거리.
누웨마루거리.

◇제주도민의 추억의 장소 - 제원아파트 & 누웨마루거리

주인공 애순과 관식이 딸 금명(아이유 분)의 유학을 위해 이사를 한 장소다. 제주도민이라면 눈에 익은 옛날식 아파트의 풍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제원아파트는 연동 누웨마루거리 옆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의 쇼핑과 먹거리의 중심지인 누웨마루거리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도 많이 찾는 장소이다. 누웨는 누에, 마루는 언덕을 가리키는 제주도 방언이다. 누웨마루거리는 공항과도 가까운 도심 중심에 있어 여행 시 가볍게 들르기 좋다.

목관아.  /제주관광공사 제공
목관아. /제주관광공사 제공

애순·관식 참여한 백일장 열린 곳

조선시대 제주의 관아로 연희각 등

제주 역사 담은 전각 고스란히 보존

◇주인공의 아찔한 입맞춤 - 고창 넓은들 학원농장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인 양관식과 오애순이 입맞춤을 나눈 유채꽃밭은 제주도가 아니라 고창 넓은들 학원농장이다. 유채꽃밭 뒤로 펼쳐지는 새파란 제주 바다는 사실 CG로 합성한 것이라고 한다.

학원농장은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드넓은 메밀꽃밭에 반딧불이 반짝이며 신비로운 장면이 연출되었던 곳이다. 농원 중앙에 있는 작은 오두막이 동화같은 감성을 더해준다.

이외에도 슈룹, 카지노, 백일의 낭군님 등의 드라마와 웰컴투 동막골, 라켓소년단 등의 영화가 촬영됐다.

고창 학원농장은 설립자 이학여사의 학과 들을 뜻하는 한자어원이 결합돼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넓은들 학원농장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학원농장은 ‘폭싹 속았수다’ 촬영지로 알려지기 이전부터 고창의 명소였다. 약 56만1983㎡의 넓은 부지에 보리, 메밀,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을 재배하고 있는 농장으로 사계절 다채로운 경관이 펼쳐진다. 봄에는 초록빛의 청보리밭 축제, 가을에는 여름가을꽃잔치 등 다양한 계절꽃 축제도 개최된다.

학원농장을 방문하면 농장 내 식당에서 보리와 메밀을 원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농장내에서는 수시로 농악공연, 버스킹, 유채꽃·청보리 아로마테라피, 새싹보리키우기 등을 체험 할 수 있다.

호민지.            /안동시 제공
호민지. /안동시 제공

1950년대 어촌마을 풍경은 ‘안동’

경북도청 신도시에 있는 저수지로

지역민에 인기 있는 산책·휴식공간

◇‘폭싹 속았수다’ 세트장 - 안동

드라마‘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생생한 제주 방언이 담긴 대사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1950년대 어촌마을의 풍경은 사실 안동에서 촬영된 것이다. 안동시 풍천면 갈전리에 위치한 호민지에 어촌마을집 80채와 현무암 돌담, 배로 이뤄진 세트장을 만들어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다만 2024년 초에 촬영이 끝났으며, 현재는 철거된 상태다.

호민지는 경상북도 안동시 경북도청 신도시에 위치한 저수지로,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인기 있는 산책 및 휴식공간이다. 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둘레길은 평탄하고 걷기 쉬워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적합하며,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봄과 가을에는 주변의 꽃과 단풍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며, 겨울철에는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조용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호민지는 경북도청 신도시 옆에 자리하고 있어 숙박시설과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져 방문객의 편의성이 높다. 또한, 바로 인근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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