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10일 6·3 지방선거 후 처음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선 책임론’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총리 간 당권 경쟁이 예상되면서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계파 간 신경전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 등 12개 광역단체장 의석을 차지했지만 수도 서울을 비롯해 대구, 경남 등 격전지에서 패하며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거 직후 “전국적으로 큰 승리”라고 평가했던 정청래 대표는 이후 당내에서 ‘사실상 패배’라는 평가와 함께 책임론이 제기되자 내외부 인사를 고루 참여시키는 평가위원회를 통한 백서 발간을 예고한 바 있다.
비당권파는 이날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 대표를 정조준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정 대표를 향해 “공천 갈등과 선거 과정의 삐걱거림은 중도층, 청년, 영남 민심에 거부감을 안겼고 우호적인 야당과의 관계 관리에도 실패했다”면서“서울의 정원오, 대구의 김부겸, 경남의 김경수 얼굴이 떠오른다. 승리를 이끌지 못하고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백서를 만드는 것과 별개로 국민과 당원은 지도부에 반성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 정청래 계파(친청계)로 분류되는 문정복 최고위원은 “비난과 비판을 하기는 참 쉬운 일이다. 그러나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 무겁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들께서 알아주시기를 바란다”며 정 대표를 두둔했다.
친청계인 박규환 최고위원도 정 대표 두둔에 가세했다. 그는 “대구시장과 경북지사 선거에서 패배하고 기초단체장을 한 명도 당선시키지 못했지만 대구·경북에서 각각 48명, 60명의 기초의원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당의 공천 과정을 비난하거나 선거운동 과정·결과를 폄훼하고 죽도록 싸운 동지를 조롱하는 행태는 당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면서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며 “항상 민심을 살피는 자세가 여당일 때나 야당일 때나 필요한 우리의 기본자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형남 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