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방지위, 대응 범위 공직유관단체장까지 확대···재발방지대책 기한도 단축
앞으로 장관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공직유관단체장 등 공공기관장이 저지른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피해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성평등가족부에 의무적으로 통보된다. 또한 기관장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재발 방지 대책 제출 기한도 1개월로 대폭 단축된다.
성평등가족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6차 여성폭력방지위원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대응 강화 대책’ 과 ‘2026년 여성폭력방지정책 시행계획’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대책은 기관장급 고위직의 권력형 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과 피해자 보호 시스템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이는 ‘제2차 여성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2025~2029)’의 일환으로,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라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응해 예방부터 피해 회복까지 아우르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재정비하는 데 의미가 있다.
주요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기관장 사건 대응 범위를 중앙행정기관장, 지자체장, 교육감에서 앞으로는 공직유관단체장까지 확대했다. 이들이 연루된 사건 발생 시 해당 기관은 피해자 의사와 무관하게 성평등부에 사실을 즉시 통보해야 한다. 다만 이는 시행령 개정이 필요한 사안으로 실제 적용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건 후속 조치도 빨라진다. 기관장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 제출 기한이 기존 3개월에서 1개월로 줄어든다. 성평등부에 따르면 공공부문 재발 방지 대책 제출 건수는 2023년 5115건에서 지난해 7841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효성 있는 제재를 위해 기관 평가 반영도 추진한다. 방지 조치 미흡 기관에 대한 명단 공표에 그치지 않고, 사건 미통보나 대책 미제출 기관에는 시정 명령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위원회는 디지털 성범죄와 스토킹 대응을 위한 범정부 계획도 확정했다. 성평등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감별 시스템을 도입해 불법 촬영물 삭제 지원 효율을 높인다. 검찰은 전담 검사 대응 체계를 중심으로 디지털 성범죄에 강력 대응할 계획이다.
피해자 지원 체계도 세분화해 고위험 사건은 경찰이, 저위험 사건은 가정폭력상담소가 맡는 등 역할을 분담한다. 또한 피해자 보호시설의 1인당 최소 면적을 6.6㎡에서 9.9㎡로 넓히고 공공임대주택 우선 입주 자격을 완화하는 등 주거 환경 개선책도 시행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여성폭력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지능화되고 특히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가 확산하고 있다”며 “이번 시행계획을 통해 유관기관 간 핫라인을 공고히 하고 피해자 중심의 빈틈없는 지원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