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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안 보이고 이름만 남았다”⋯대구·경북 교육감 선거, 왜 ‘깜깜이’ 반복되나

김락현 기자
등록일 2026-05-10 15:25 게재일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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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교육청과 경북도교육청 전경.

대구·경북 교육감 선거가 매번 ‘깜깜이 선거’라는 비판을 받는 배경에는 현행 선거 구조와 지역 정치 환경, 낮은 정보 접근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 정책을 책임질 수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유권자 상당수가 후보의 정책과 자질은 물론 후보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모른 체 투표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선거 때마다 “누가 후보인지 모르겠다”, “이름 들어본 사람 찍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지기 때문에 후보 개인이 광역 단위 유권자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대구·경북처럼 지역이 넓고 생활권이 분산된 곳에서는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충분히 알리기 쉽지 않다.

실제 사례도 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경북교육감 선거에서는 임종식 후보와 마숙자 후보 간 경쟁이 치열했지만, 선거 막판까지 상당수 유권자들이 후보 공약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교육계에서는 당시 선거가 학령인구 감소 대응이나 농산어촌 교육 대책 같은 핵심 현안보다 보수·진보 진영 대결 구도로 소비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구교육감 선거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강은희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선거 과정에서는 고교학점제, AI 교육, 사교육 부담 완화 같은 정책 논쟁보다 후보의 정치 경력과 성향을 둘러싼 공방이 더 부각됐었다. 정당 표기는 금지돼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성향이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교육감 선거가 시도지사 선거에 가려지는 구조와도 맞물린다. 지방선거 국면에서는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 이슈가 언론 보도를 대부분 차지하면서 교육감 선거는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난다. TV 토론회 역시 횟수와 시간 면에서 제한적이다. 결국 유권자들은 후보 공약을 충분히 비교하지 못한 채 투표장으로 향하게 된다.

문제는 교육감 선거가 단순한 행정 책임자를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감은 지역 교육 정책 전반과 수조 원 규모의 교육 예산을 총괄한다. 교원 인사, 학교 운영, 미래 교육 방향 설정까지 사실상 지역 교육 생태계를 책임지는 자리다.

대구·경북에서는 교육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경북은 전국에서도 학령인구 감소 속도가 빠른 지역이다. 북부권과 농산어촌 지역에서는 학생 수 감소로 학교 통폐합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학교 폐교가 곧 지역 소멸 문제와 직결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경북 북부권 일부 초등학교는 전교생 수가 한 자릿수 수준까지 감소하면서 통폐합 논의가 이어졌고, 주민 반발도 적지 않았다. 교육감이 어떤 기준과 철학으로 작은 학교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지역 공동체 존속 여부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대구 역시 교육격차와 사교육 문제, 고교학점제 도입, AI·디지털 교육 확대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이런 핵심 현안에 대해 후보별 실행 계획과 재원 대책까지 비교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교육계에서는 현실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방송 토론 확대 필요성이 거론된다. 

현재 교육감 선거 토론은 지방선거 전체 이슈에 밀려 주목도가 낮은 만큼, 시도지사 선거 수준의 프라임타임 토론 편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공약 검증 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일부 시민단체 중심 검증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 전문가와 교직단체, 학부모 단체 등이 참여하는 체계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보별 공약을 표준화해 유권자가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선출 방식 개편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시도지사 임명제, 러닝메이트제, 정당추천제 등이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자치 원칙을 고려할 때 직선제를 유지하되 보완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하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감 선거는 지역 교육의 방향과 미래 세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며 “정책보다 이미지와 진영 논리가 앞서는 현재 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깜깜이 선거’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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