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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만두를 좋아하나요

등록일 2026-04-27 16:14 게재일 2026-04-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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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밥 헌터스 포항 코끼리 만두 본점

1996년부터 30년 이어온 직접 빚어온 손만두···만두소 재료·반찬들도 국내산
피 얇은 군만두 군침 돌게···한우 얹은 전골에 후식으로 먹는 볶음밥 못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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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만두 전경.

고기만두 김치만두도 고르기 힘든데, 군만두를 시키면 찜만두를 빼놓긴 아쉽다. 짜장면을 먹으려면 얼큰한 짬뽕 국물이 아쉽고, 찍먹이냐 부먹이냐 다툴 시간에 탕수육 한 점 더 먹자는 실속파도 있다. 그렇게 늘 선택해야 할 때면 어떤 선택이 가장 옳은 일일지 고민하게 된다. 메뉴는 열 가지도 넘는데 두세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으니 한참을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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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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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만두.

하지만 오늘은 늘 배달시켜 먹다가 직접 가서 보글보글 끓여 먹는 전골이 땡겨서 가게로 갔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갈 거리에 있다. 오래전부터 장사를 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자세히 살피니 벽에 1996년부터라고 적혔다. 와아···. 30년을 손만두를 빚으셨구나. 가게 안쪽에서 열심히 빚는 모습이 보였다. 
 

대식가인 남편과 아들이 함께라 먹고 싶은 메뉴 다 시켜도 되니 좋았다. 자리에 앉아서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계산까지 한다. 일단 만두전골(전골은 기본 2인분이다.)을 누르고 난 후 손가락이 멈췄다. 나에게 어떤 만두가 제일 맛있느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군만두이다. 특히 코끼리만두의 군만두는 피가 얇아 기름에 구워도 딱딱하기보다 포삭한 느낌이라 입천장이 긁히진 않는다. 군만두도 시키고 싶지만, 비빔만두에 채소 무침이 함께 나오니까 칼칼한 쫄면도 빼고 비빔만두 하나만 시켰다. 이제 고기만두와 김치만두 중에 어떤 것을 고를까요 알아맞춰봅시다 딩동댕동! 김치만두로 정했다. 더 시키려는 남편을 만류하며 전골에 공기밥도 먹어야 하고, 마지막에 후식으로 볶음밥도 먹으려면 참아야 한다고 아들이 강조했다.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시키자며 씨익 웃었다. 계산을 내가 한다고 하니 이참에 더 시키고픈 얼굴이다.
 

남편만 매장 방문이 처음이다. 가까운 곳에 이런 맛집이 있었느냐고 놀란다. 코끼리만두의 한 가지 단점은 주차장이 없다는 것. 그래서 멀리서 방문하는 사람들은 포항 북부 바닷가 영일대해수욕장에 자리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고 걸어오면 된다. 걸어오기에 멀다 싶으면 근처 골목길에 눈치껏 대야한다. 들어가며 간판을 보니 빛이 바랬다. 붓글씨로 쓴 듯한 ‘코끼리만두’는 만두에 진심이라는 듯 점잖다. 밑에 ‘직접 빚은 만두전문점’이라고 작게 설명이 붙었다. 
 

점심시간이 지난 가게는 자리가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전골이 끓기 기다리는 동안 배달주문이 끊임없이 울렸다. 고기와 버섯을 먼저 먹고 만두 하나씩 앞접시에 덜어와 후후 불어서 맛보았다. 속도 알차다. 원산지 표시를 보니 만두소에 들어간 돼지고기와 배추와 고춧가루까지 모두 국내산이다. 사이드로 나오는 반찬까지 모두 국산이다. 전골의 맨 위 소고기도 한우였다. 
 

십여 년 전 시댁에서 어머님을 위한 만두를 만들었다. 고기는 닭도 돼지도 오리도 못 드시고 소고기만 드셔서 소고기를 구워 먹을 만큼 샀다. 부추만 넣는 간단한 만두 레시피였다. 만두소에 두부, 신김치 같은 채소를 잔뜩 넣으면 고기가 기본만 들어가도 양이 그득하지만, 부재료가 부추가 다였으니 고깃값이 많이 들었다. 만두피를 반죽해서 얇게 밀어야 하는데 홍두깨가 없어 보온병으로 밀고, 동그랗게 찍어낼 때는 주전자 뚜껑으로 눌렀다.
 

만두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소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잘게 썰고 뒤섞느라 어깨가 아프지만 피를 얇게 밀면 빚다가, 또 국물 속에서 익다가 터지기 일쑤라 적당히 두꺼워야 한다. 작게 빚어야 하니 빚는 시간도 만만찮아 가족이 다 모여서 큰일 치르듯 해야 한다. 그러니 자주 해 먹기 힘들어 맛집 리스트를 작성한다. 리스트 중에 우리 집 가장 가까이 있는 곳이 코끼리만두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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