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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인구 경쟁’ 넘어 ‘행복 중심도시’로 전환…지방소멸 대응 새 모델 제시

고성환 기자
등록일 2026-04-13 10:34 게재일 202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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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시가 인구 증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의 질을 핵심 가치로 하는 ‘행복 중심도시’로의 전환에 나섰다. 사진은 문경시내 전경. /문경시 제공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문경시가 인구 증가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시민의 삶의 질을 핵심 가치로 하는 ‘행복 중심도시’로의 전환에 나섰다. 정주민의 만족도를 높여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지역소멸 대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경상북도 내 다수의 중소도시와 군 단위 지역이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문경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경상북도 시군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경북 인구는 2022년 262만 명에서 2042년 236만 명으로 약 9.8% 감소할 전망이며, 문경시는 같은 기간 약 11.4% 줄어 6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로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문경시는 과거 석탄산업 호황기에는 16만 명 이상의 인구를 유지했으나 산업 쇠퇴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왔다. 이에 따라 전입 지원금, 출산장려금, 귀농·귀촌 지원 등 다양한 인구 증가 정책을 추진했지만, 청년층 유출과 저출생,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인구 감소 흐름을 바꾸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시적인 전입 증가 효과는 있었으나 장기적인 정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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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의 도시 문경을 상징하는 문경새재 드라마 오픈세트장 전경. /문경시 제공

이 같은 한계를 인식한 문경시는 최근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단순한 인구 유입 확대가 아닌, 현재 거주하는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데 정책의 중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 사례에서도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은 확인된다. 영국 윔블던은 테니스대회를 기반으로 세계적인 스포츠 도시로 성장했고, 캐나다 벰프는 소규모 인구에도 불구하고 관광과 문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부탄의 수도 팀푸는 개발 속도를 조절하며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브라질 쿠리치바는 친환경 교통체계로 도시 경쟁력을 높였다. 이들 도시는 인구 규모보다 ‘지속 가능한 행복’에 정책의 우선을 두고 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문경시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행복 중심도시’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역 경제의 기반인 농업 분야에서는 감홍사과와 문경오미자 등 특산물의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추진하며 농가 소득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민이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의 기초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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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도시 문경의 상징인 국군체육부대 전경. /문경시 제공

관광 분야에서는 문경새재를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다. 주흘산 케이블카 조성사업과 휴양시설 유치 등을 통해 방문형 관광을 넘어 장기 체류를 유도하고,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국군체육부대 이전을 계기로 스포츠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를 확대하며 관광과 스포츠를 연계한 산업 구조도 강화하고 있다. 

시민 생활과 직결된 정책도 확대되고 있다. 문경시는 전국 시 단위 최초로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를 시행해 이동권을 크게 개선했으며, 희망택시 확대를 통해 교통 사각지대 해소에도 나섰다. 이러한 정책은 시민 편의 증진뿐 아니라 관광객 유입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생활 밀착형 지원이 강화됐다. 예방접종 무료 대상 확대를 통해 감염병 예방과 건강 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있으며, 어르신 이·미용비와 목욕비 지원 등 일상생활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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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 단위 최초로 시내버스 전면 무료화를 시행해 이동권을 크게 개선하자, 문경시내버스터미널에 승객이 붐비고 있다. /문경시 제공

문경시가 제시한 방향은 명확하다. 인구 증가 경쟁에서 벗어나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에서 행복을 체감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만족도가 지역의 활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방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문경시의 ‘행복 중심도시’ 전환은 인구 중심 정책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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