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밥 헌터스 포항 진아반점 신선한 재료로 고기 특유 냄새 없고 사장님 직접 배달해 탱탱한 짜장면 분리 수거 없는 다회용 그릇 반가워
‘진아’반점은 이름부터 좋았다. 오래 함께한 ‘철학의 위안’ 독서 모임에 진아라는 이름을 가진 회원이 두 명이라서 그랬다. 어디서나 행동이 엽렵한 이진아 선생님, 깊은 독서를 하며 깜찍한 김진아 선생님. NAVER에서 우리 집 근처 반점을 검색하니 진아 반점이 제일 가까웠다. 별점 점수도 높아서 아들에게 소문이 어떠하냐고 물으니, 이미 예전부터 맛집으로 알려진 집이라 했다. 첫날 시킨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그렇게 7년 가까이 단골이 되었다.
요즘엔 반점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중국집이란 표현도 드물다. 초등학생 수업에서 중국집 자주 시키는 메뉴 적기 해보자 하니, 그게 뭐냐고 되물어 짜장면 파는 집이라 하니 알아들었다. 세대에 따라 자주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커피숍이라 하던 것을 카페라고 한다. 반점은 飯(밥) + 店(가게)로, ‘밥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 기본 어원으로 중국식 식당·숙박시설을 가리키는 말로,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중국의 전통적 여관이 밥도 함께 팔았기 때문이다.
동유럽 여행 전 오늘 저녁은 한국적인 식사로 중식을 정했다. 짜장면과 탕수육은 중국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한식이라고 할만하니까. 진아 반점은 간짜장 맛집이다. 하지만 오늘은 옛날식 짜장면을 먹고 싶어서 기본 짜장면과 탕수육과 밥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잡채밥을 시켰다.
30분 후 사장님이 직접 우리 집 벨을 눌렀다. 은색의 철가방이 아닌 벽돌색 철가방에서 음식을 꺼내놓았다. 계산은 포항사랑카드로 결재했다.(나중에 계산서를 자세히 보니 천 원을 덜 받으셨다. 다음번 주문에 꼭 말씀 드려야지.) 가장 마음에 드는 사실은 담아 온 그릇이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이었다. 요즘 배달 음식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그릇에 담겨 온다. 음식과 함께 분리수거 해야 할 쓰레기가 함께 오는 것 같아 다회용기를 쓰는 가게가 드물어 더 반가웠다. 카드를 돌려주고 사장님께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여쭈니,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몇 달 전 가게를 이전했고, 가게에 직접 방문해서 먹을 수는 없고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하다고 했다. 배달비는 없다.
식탁에 술 한 병과 함께 상을 차렸다. 짜장면을 먼저 비볐다. 그 전에 위에 올려진 달걀을 먹었다. 반이던 것이 4분의 1쪽이다가 달걀값이 치솟자, 오늘은 6분의 1 크기였다. 머지않아 짜장면 위에 달걀이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배달 속도에 따라 떡이 되어 한 덩어리가 되면 비벼지지 않는데 신속하게 달려온 사장님 덕에 술술 잘 버무려졌다. 한 입, 달달한 맛이 중학교 졸업식 날에 엄마가 시내에 나가 사 주시던 그 맛이었다. 노란 단무지를 곁들이니 그저 그만이다.
아들 앞에 놓인 잡채밥을 한 숟가락 떴다. 잡채 면은 부드럽고 짜장 소스에 밥까지 잘 어우러졌다. 짝꿍인 달걀국은 비린 맛 없이 후루룩 넘어갔다. 서비스로 준 만두도 맛있었다. 탕수육을 맛 볼 차례, 찍먹이냐 부먹이냐 따질 시간에 한 점이라도 더 먹자는 의견에 한 표 던지며 바쁘게 젓가락질의 속도를 높였다. 어떤 집은 너무 바삭해서 입천장이 긁히기도 해서 몇 점을 탕수육 소스에 담궈 놓았다가 눅진해지면 먹었는데 진아 반점의 탕수육은 부드러워서 그럴 필요가 없다. 바삭파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기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전혀 없어서 좋았다.
순식간에 그릇을 비웠다. 아들이 다음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간짜장과 국물에 별거 없는 거 같은데 깔끔하고 시원한 짬뽕을 시키자고 했다. 진아반점 경북 포항시 북구 삼흥로100번길 54 가동 1층 107호 (054)248-9434.
/김순희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