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대구·경북 행정통합 인센티브, 북부권 체감할 수 있어야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6-01-25 15:11 게재일 2026-01-26 2면
스크랩버튼
배분 구조와 실행 방식 등 법적·제도적 장치, 구체적 투자 계획 필요

정부가 최근 통합특별시 출범을 전제로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총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 공공기관 이전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면서 ‘지방시대 실현’과 ‘수도권 집중 완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북 북부권에서는 실제 체감 효과에 대한 의문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통합특별시 출범 시 포괄보조금 방식으로 재정을 지원해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청 신도시 기반시설 확충, 교통망 개선, 교육·의료 인프라 강화 등 북부권 생활 SOC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원금이 결국 대구 중심 사업에 집중될 것”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공항, 광역철도, 첨단산업단지 등 주요 사업이 남부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북부권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권한 이양 역시 논란거리다. 정부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북부권에서는 “대구 중심 행정 구조 속에서 권한이 제한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동과 영주 등은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해 독자적 발전 전략을 세울 기회를 기대하지만,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으면 실질적 권한 행사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공공기관 이전과 산업 육성도 북부권의 관심사다. 농업·바이오·문화산업 관련 기관이 북부권에 배치된다면 도청 신도시 활성화에 직접적 효과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대구·경북 남부권에 첨단산업 투자가 집중될 경우 북부권은 ‘전통산업 중심’으로 한정돼 발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적 파급 효과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통합을 국가적 프로젝트로 밀어붙이면 북부권도 일정 부분 혜택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또 속는 것 아니냐”는 주민 불신은 꼭 해소해야 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 경북도의회 북부지역 의원들이 이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반대에 나서면 통합 추진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인센티브는 규모 면에서는 파격적이지만 북부권 발전을 법적으로 명시한 특별법 제정, 도청 신도시 행정 중심지 확정, 공공기관 이전 비율 보장, 재정 지원금의 최소 배분율 확보 등이 뒤따르지 않으면 인센티브는 대구 중심 사업에 흡수되고 북부권은 명목상 혜택만 받는 지역으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결국 정부의 인센티브가 북부권에 실질적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단순한 재정 지원 약속을 넘어선 법적·제도적 장치와 구체적 투자 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 즉 배분 구조와 실행 방식에 따라 대구·경북행정통합의 성패가 달려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이미지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