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달전오거리. 성곡리 방향에서 녹색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들이 출발하려는 찰나 포항역 방면에서 울진·영덕 도로로 진입하던 차량이 빠른 속도로 교차로를 가로질렀다. 자칫 대형 충돌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 놀란 운전자는 갓길에 비상등을 켠 채 한참을 멈춰 서 있었다.
포항의 관문인 포항역 인근 달전오거리가 복잡한 신호 체계와 공사 구간이 뒤섞이며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지대’로 변하고 있다.
특히 포항역을 빠져나와 울진·영덕 방면으로 향하는 초행길 운전자들의 혼란이 극심하다. 실제 현장을 확인한 결과, 정지선 맨 앞에 멈춰 선 차량은 운전자 머리 위에 설치된 신호기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었다.
운전자들은 궁여지책으로 흥해 방면 신호기를 참고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신호기 옆 ‘직진(흥해)’, ‘좌회전(학천)’ 안내 팻말이 주행 중인 운전자 시야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바로 옆 울진·영덕 방면 신호와 혼동해 신호를 위반하거나 뒤늦게 이를 깨닫고 급제동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택시 기사 정모 씨(63)는 “낮에도 헷갈리는데 밤에는 팻말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며 “성곡리에서 나오는 차량과 부딪힐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정씨는 “포항역 진입로 인근 공사로 차선이 좁아지다 보니 이를 피하려다 중앙선을 침범해 들어오는 차량까지 있어 늘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달전오거리 일대는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한 ‘교차로 개선공사’가 진행 중이다. 포항시 추산에 따르면 이곳 국도 7호선의 일일 교통량은 5만 대를 넘어선 상태다. 고질적인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공사가 오히려 임시 도로 환경과 맞물려 사고를 부르는 ‘부비트랩’이 된 셈이다.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곳의 교통사고는 연평균 14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운전자의 시각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포항역 인근은 외지인이 처음 접하는 관문임에도 안내 체계가 미흡해 불안감을 주고 있다”며 “단순한 신호 정비를 넘어 포항의 입구로서 도로 환경을 전면 재정비하고 안내 표지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훈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오거리는 구조적으로 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운전자 시야에 맞춰 신호기 위치와 각도를 조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주행 방향을 명확히 명시해 시인성을 높이는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운전자 시야 확보를 위해 신호기 위치를 조정하고 안내 표지판을 보완하는 등 경찰과 협력해 다각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