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고향인 안동에서 한일 정상 셔틀외교를 개최하고 싶다면서, “숙소를 잘 챙겨보라”고 했다. 이 대통령 고향은 산골마을인 예안면 도촌리이며,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터(현재 밭으로 이용)’에는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본 총리와 셔틀 외교의 일환으로 안동에 가고 싶은데 회의장이나 숙소가 마땅치 않다”고 걱정하자 안동이 고향인 권오을 보훈부 장관이 “안동에 숙소가 있다. 한옥 숙소가 조금 좁지만 품격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4성급 호텔이 있고 회의는 도청에서 할 수 있다. 한옥 호텔에 20개 정도 방이 있다”고 거들었다.
이 대통령은 “경주 APEC 때도 수백억씩 들여 시설 개선을 지원하지 않았나. 보완할 수 있으면 미리 하라“고 지시했다. 사실상 다음 한일 정상회담 장소는 안동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일본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하면서, 다음번엔 안동에서 만나자는 취지의 의견을 나눴다.
안동은 지난 1999년 봄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3박 4일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생일날 찾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73세 생일인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당시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 여사가 마련한 생일상을 대접받고 축배를 드는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경험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그 이후에도 주영 한국대사들을 만날 때마다 하회마을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장소를 서울이 아니라 안동에서 열기로 한 것은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다. 정상들이 번갈아 가며 상대국 정상의 어린 시절 추억이 서린 고향을 상호 방문하면 한결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한일 정상들의 ‘고향 셔틀외교’가 한국과 일본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고 신뢰 구축과 실질 협력으로 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