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광역 단위 지자체의 행정통합에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 주말 TK 행정통합 재추진을 제안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조만간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만나 행정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TK 행정통합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는 게 이 지사의 지론이다. 이 지사가 당초 구상한 로드맵대로 행정통합이 추진됐다면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TK 통합단체장이 나올 수 있었다.
이 지사 말처럼 이제 TK 행정통합은 이 지역 명운(命運)이 걸린 문제가 됐다. 만약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다른 지역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을 경우, TK의 미래는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 16일 ‘통합특별시’에 각각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도권 2차 공공기관 이전 시에도 통합특별시에 우선권을 주겠다고 했다.
현재 대구와 경북은 2차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 전 행쟁력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시는 대법원과 IBK기업은행,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국립치의학연구원 등을, 경북도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등을 유치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만약 TK지역만 2차 공공기관 배정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되면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자칫 소멸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행정통합의 불씨가 다시 살아난 만큼 과거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이번에는 꼭 성사되도록 해야 한다. 또다시 서로 욕심만 채우려다 시·도간 갈등을 키우게 되면 이 지역 후손들에게 죄인으로 남게 된다. 이 지사의 제안에 대해 대구시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만큼 서로 적극적인 소통을 하면서 합의점을 찾기를 바란다.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이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대전·충남이 치고 나가고, 광주·전남이 앞서가면 대구·경북은 영원히 변방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한 말에 공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