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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명 사상’ 의성 대형 산불 실화자 2명 징역형 집행유예

이도훈 기자
등록일 2026-01-16 12:28 게재일 202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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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경북 의성군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불길이 산림과 마을 인근까지 번지며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경북매일신문 DB

지난해 3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과 관련해 법원이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묘객 신모(55)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및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재판부는 “형벌의 예방적 관점에서 피고인들에게 엄벌을 내려 일벌백계할 필요성은 있다”면서도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더라도, 당시 극도로 건조한 기상 상황이었고 다른 산불과 결합되는 등 피해를 키운 사정은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과 부상 등 인명 피해를 피고인들의 행위와 직접 연관 짓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하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산불로 발생한 모든 결과를 피고인들의 책임으로 묻는 것은 책임주의 원칙에 반한다고 본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하며 유사한 전례 사건들을 다수 검토했다”며 “고의가 아닌 과실로 산불이 발생한 경우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이 예견하기 어려웠던 자연적·외부적 요인이 이번 사건의 피해 확대에 기여했고, 다른 유사 사건들과의 형평을 외면한 채 중형을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하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3월 22일 경북 의성군 안계면과 안평면 두 곳에서 산불이 각각 발생했다. 실화로 시작된 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 등으로 확산됐고, 산림당국은 전국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해 149시간 만에 주불을 진화했다.

이 산불로 의성과 안동 등 5개 시·군에서 26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치는 등 모두 5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 규모인 9만 9289㏊로 집계됐으며, 35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도훈·이병길기자 l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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