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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90분 최후진술, ‘계몽령’ 되풀이하며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

최정암 기자
등록일 2026-01-14 21:12 게재일 2026-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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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준비한 원고였지만 2만자 분량에 즉흥 발언 끼어들면서 한없이 길어져...변호인들도 조는 모습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그는 사형을 구형받자 장장 90분간 최후진술을 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내란특검팀으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자 헛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피고인의 마지막 순서인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전날 밤늦게 피고인 8명에 대한 특검 구형이 끝나고 돌아온 그의 차례였다.

1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은 자정을 넘어 다음날로 이어졌다.

14일 0시 11분께 시작한 발언은 오전 1시 41분까지 장장 90분간 쉼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엄청나게 길었던 발언임에도 불구하고 2만자 가까이 미리 준비해왔던 장문의 최후진술은 두서도 없었고, 중간 중간 즉흥적인 발언이 끼어들면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심지어 그의 발언이 길어지자 온종일 그를 변호해온 윤갑근 변호사를 비롯한 일부 변호인들이 조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최후진술에서도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며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했다.

국회에 투입된 병력은 비무장 상태에서 군중에게 폭행당하고, 국회의원은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가 신속히 계엄이 해제됐다며 “공소장은 망상과 소설“, ”이리 떼들의 내란몰이 먹이가 된 계엄령“이라고 강변했다.

발언 중 붉게 상기된 얼굴로 가끔 목청을 높였고, 격앙된 목소리로 비상계엄 선포를 거대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목에선 고개를 들어 방청석을 바라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시간 계엄, 근현대사에서 가장 짧은 계엄을 내란으로 몰아 모든 수사기관이 달려들고 초대형 특검까지 만들어 수사해 임무에 충실했던 수많은 공직자가 마구잡이로 입건됐다“며 “숙청과 탄압으로 상징되는 광란의 칼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소장은 객관적 사실과 기본 법상식에 맞지 않는 망상과 소설“이라며 “저도 과거 26년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지만 이렇게 지휘체계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여러 기관이 미친 듯 달려들어 수사하는 건 처음 본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부하 탓을 하는 건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 경찰 투입을 두고 “김용현이 제 방에 오지 않았다면 조지호나 김봉식이 이런 식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지 않았을 텐데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김용현 전 국방장관 탓으로 돌렸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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