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APEC’으로 세계와 경쟁하겠다” “2026년은 지역 도약의 결정적 한 해 될 것”
경주는 2025년 한 해 동안 유례없는 변화의 속도를 경험했다. 인구가 정체되고 지역경제가 흔들리는 시대에도, 경주는 청년·관광·도시 혁신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EC 성공개최 이후, 주낙영 경주시장을 만나 2025년 성과와 2026년 핵심 전략을 묻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 시장은 “경주는 이제 ‘명품 관광도시’를 넘어 글로벌 협력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며 “내년은 그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포스트 APEC… 경주가 세계와 직접 연결되는 첫 해”
△APEC 이후 경주의 국제협력 전략도 주목받습니다.
“APEC은 경주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였습니다.
올해 중국 둔황과의 우호 도시 협정을 맺고 세계유산 공동연구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내년엔 APEC 기념관 조성, 국제학술·관광교류 확대 등 ‘눈에 보이는 성과’가 본격화됩니다. 경주는 신라 천년의 수도죠. 이제는 ‘세계와 연결된 문화도시’로 성격이 확장돼야 합니다”
△중국과의 협력 확대로 기대하는 효과는.
“둔황은 실크로드의 관문이고, 경주는 동아시아 고대문화의 중심입니다. 두 도시가 협력하면 ‘동서 문화축’이 완성됩니다. 관광뿐 아니라 학술·문화 콘텐츠 산업에서도 시너지가 날 것입니다.”
■ “예산 2조1000억 시대… 청년·저출생·서민경제에 과감히 투자”
△2026년 본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배경은.
“도시는 투자를 멈추면 쇠퇴합니다. 그래서 청년정책·서민경제·저출생 대응 등 가장 절실한 분야에 예산을 두텁게 배분했습니다. 사회복지 분야가 전체의 2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특히 ‘생활밀착형 정책’을 강화해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 계획입니다.”
△청년정책 방향은.
“청년이 떠나는 도시엔 미래가 없습니다. 주거·일자리·문화가 동시에 개선돼야 합니다. 내년에는 청년창업 지원과 문화공간 확충, 주거비 경감책 등을 대폭 강화합니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가 되어야 경주의 산업 구조도 재편됩니다.”
■ “관광이 바뀌면 도시가 바뀐다… 경주형 관광 혁신 완성할 것”
△관광정책 변화도 눈에 띄었습니다.
“경주는 이미 ‘국내 최고 문화관광 도시’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체류형·야간형·경험형 관광을 강화해야 합니다.
올해만 해도 ‘윈터 포차 축제’, ‘경주오시개’ 같은 생활 관광 콘텐츠가 시민과 관광객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내년엔 이를 체계적 브랜드로 묶어 ‘365일 관광도시’ 모델을 완성할 계획입니다.”
△대릉원권 교통 개선과 관광정책 연결이 가능한가요.
“당연히 연결됩니다. 걷기 좋은 도시, 머무르는 도시가 돼야 관광 정책이 힘을 얻습니다.
APEC 유산과 신라 문화권을 입체적으로 잇는 ‘도심 회랑 프로젝트’도 조용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 “황리단길 일방통행 성공… 도시교통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 성과가 컸던 분야를 꼽는다면.
“2025년의 경주는 ‘사람 중심 도시’로 확실히 전환된 한 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황리단길 일방통행 전환이 큰 성공을 거두며, 주변 상권 매출과 보행 편의가 눈에 띄게 개선됐습니다.
이 사례를 계기로 대릉원·충효동 일원에서도 일방통행 요구가 자연스럽게 확산했죠.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일수록 교통체계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경주는 그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도심 관광 동선을 바꾸는 정책이 쉽지 않았을 텐데요.
“교통은 단순 행정이 아니라 ‘도시 기질’을 바꾸는 일입니다. 주민과 상인들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설득에 시간을 많이 들였습니다. 결국 실효성이 증명되자 인근 지역도 ‘우리도 바꿔달라’고 먼저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반가운 변화입니다.”
■ “2026년 경주,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는 해로 만들겠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는 역사적 자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해낼 때 가장 큰 강점을 갖는다”며 “2026년은 그 잠재력을 실제 성과로 전환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강조했다.
경주가 조용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APEC 성공으로 경주는 확실히 세계 속 도시가 됐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포스트 APEC 사업을 통해 경주의 다음 100년 성장판을 여는 일입니다.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경주의 진짜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