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화계의 큰 별이었던 고(故) 신성일 배우를 기리는 기념관이 ‘별의 도시’인 영천시 괴연동에 개관됐다. 그의 고향은 대구지만 2018년 11월 4일 82세로 별세하기까지 10년간 이곳에 한옥(성일가)을 짓고 말년을 보냈다.
지난 21일 열린 개관행사에는 경북도내 기관단체장과 배우의 유가족, 영화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관 설립은 엄앵란씨 등 고인의 유족들이 2020년 9월 ‘성일가’ 건물과 토지 전체를 영천시에 기부하면서 추진됐다. 신성일의 조카이며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강석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개관식에서 “작은아버님은 이곳에 문화·영화 예술의 성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늘 이야기하셨다”면서 “기념관이 영천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성일의 원래 이름은 강신영이며,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강신성일로 개명했다.
경북중·고교와 건국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신성일은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했으며, 이 영화에 같이 출연한 엄앵란과 196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뒀다.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 등 507편의 명작영화 주연을 맡았으며, 당대 최고의 스타로 인기를 누렸다. 1979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에서는 대구 동구에 출마해 당선돼 국회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에는 한나라당 총재특보를 지냈다.
산골마을인 괴연동(9946㎡ 규모)에 자리 잡은 기념관에는 스타로서의 그의 삶을 상징하는 영화작품과 연기 인생을 다룬 영상, 그의 의상과 소품, 유품이 전시돼 있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만든 미디어아트에서는 관람객이 영화 속 주인공을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영천시는 이 기념관을 전시·체험·공연·교육이 어우러진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국 영화를 상징하는 그의 기념관이 국내외에 널리 알려져 경북과 영천 문화관광의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