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차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리며 양국 의원 교류가 재개됐다. 한일의원연맹(회장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일한의원연맹(회장 스가 요시히데 중의원 의원)은 이날 회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일·일한의원연맹 합동총회는 매년 양국을 오가며 열리는 최대 정기 행사로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022년 서울, 2023년 도쿄에서 각각 재개됐다. 2024년에는 양국의 정치적 상황으로 열리지 못했다.
이번 총회에는 한일의원연맹 대표단 46명, 일한의원연맹 대표단 25명이 참석했다. 개회식에는 한국 측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축사를,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총리대신, 누가카 후쿠시로 중의원 의장,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 의장이 축사를 보내 일본 측에서 대독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총회 인사말에서 “한일 양국 정상이 바뀐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총회는 한일 새 시대의 문을 함께 여는 출발점으로, 양국 관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과거 갈등과 긴장을 넘어 서로 간의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내자”고 강조했다.
폐회식에서는 양 의련 6개 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서 논의된 18개 의제를 토대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해 양국 정부의 긴밀한 연계를 요구했다. 또한 양국 의회 간 안보 대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도광산, 조세이 탄광 등 양국 간 현안과 관련해서는 피해 당사자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지속적인 대화를 촉구하기로 했으며, 한국 목포 복지시설 ‘공생원’ 100주년을 계기로 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특별결의도 채택했다.
총회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은 한일 양국이 2000년 이상 이어진 관계 속에서 민주주의와 인권,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해 왔다고 평가하며, 의원 외교 강화의 지속적 의지를 강조했다. 또한 경주 APEC 정상회의와 한일 정상 셔틀외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양국 간 민간 교류 확대 필요성도 확인했다.
공동성명은 △북핵 규탄 및 안보 협력 △반도체·AI 등 첨단산업 협력 △탄소중립 및 에너지 안보 협력 △문화·교육·영상 교류 확대 △태평양 전쟁 당시 강제 동원됐다가 전범으로 처벌된 한국인 구(舊) B·C급 전범 명예 회복과 조세이 탄광 유골 신원확인 협력 △혐오발언·혐오범죄 근절 및 일본 영주 외국인 지방참정권 논의 △저출산·고령화 대응 및 청소년 교류 확대 △여성 지위 향상 및 정치참여 확대 △유엔 ‘세계 고아의 날’ 제정 촉구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양국 의원연맹은 제46회 합동총회를 오는 2026년 일본에서 개최할 전망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