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광산·아르헨티나 염호 지분 확보로 원료 자립 강화··· “세계 1위 리튬 기업 도약”
포스코홀딩스가 이차전지 핵심 원료인 리튬 자원 확보를 위해 1조1000억 원 규모의 해외 투자를 단행했다.
철강을 넘어 2차전지소재를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는 포스코그룹이 ‘소재보국(素材報國)’ 비전을 본격화하며, 원가 경쟁력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대표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Mineral Resources)가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를 약 7억6500만 달러(약 1조1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미네랄 리소스가 서호주에서 운영 중인 워지나(Wodgina) 광산과 마운트마리온(Mt. Marion) 광산에서 연간 27만t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수산화리튬 3만7000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전기차 약 86만 대분에 해당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광산 경영 참여 및 배당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시장 성장세에 맞춰 리튬 정광 제련사업으로의 단계적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호주 광산 투자는 단순한 원료 매입을 넘어 ‘광산-제련-소재’로 이어지는 일괄 공급망(Value Chain) 구축을 염두에 둔 행보로 평가된다.
△아르헨 염호 추가 확보··· “고품위 리튬 매장지 선점”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염수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65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투자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 내 광권을 보유한 캐나다 자원개발사 LIS(Lithium South)의 아르헨 현지 법인 지분 100%를 인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미 2018년 동일 염호의 주요 광권을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인접 광권 확보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高)품위 리튬 매장지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기존 인프라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 현지 리튬 생산시설 간 시너지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 리튬 사업은 포스코의 글로벌 이차전지소재 전략의 핵심 축이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아르헨 현지에서 연산 2만5천t 규모의 리튬공장을 건설 중이며, 이번 인수로 향후 생산량 확대 및 자원 확보 안정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광산에서 소재까지” 리튬 밸류체인 완성 속도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글로벌 1위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인 리튬 확보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협력사인 미네랄 리소스의 크리스 엘리슨(Chris Ellison) CEO도 “철광석 프로젝트로 시작된 포스코그룹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이 리튬 사업으로 확대돼 기쁘다”며 “워지나·마운트마리온 광산에서 양사가 함께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포스코그룹의 ‘2 Core(철강·이차전지소재) + New Engine(신사업)’ 전략의 핵심 이행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장 회장 취임 이후 철강 중심의 ‘제철보국(製鐵報國)’에서 나아가, 미래 핵심소재 자립을 통한 ‘소재보국(素材報國)’ 실현을 그룹의 장기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차전지 공급망 안정화··· 포항 등 지역 산업에도 파급
리튬 확보는 포스코그룹의 핵심 이차전지소재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양·음극재)과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된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광양에 걸쳐 양극재·음극재 통합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며, 원료 확보로 원가 경쟁력과 공급 신뢰도를 동시에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투자가 포항·경북 동해안권의 이차전지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튬 원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면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생산능력 확대, 소재 부품업체의 동반 성장 등 지역 산업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의 선제적 투자는 국내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에 큰 의미가 있다”며 “호주·남미를 잇는 리튬 확보망은 향후 한국형 배터리 밸류체인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재보국으로 미래 50년 대비”
포스코그룹은 이번 투자를 계기로 전 세계 리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수소·신소재 등으로 확장하는 미래 50년 성장 엔진 확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장 회장은 “리튬은 배터리 산업의 쌀로 불릴 만큼 전략적 가치가 높다”며 “우량 자원 선점과 원료 자립을 통해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