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현대 잇는 안동의 대표 야간축제 6개월간 11회 공연, 3만 명 발길 이어져
안동의 여름과 가을밤을 수놓은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지난 8일 하회마을 만송정 숲과 낙동강 일대에서 올해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6개월간의 여정을 마쳤다.
지난 6월 개막 이후 11회에 걸쳐 열린 공연에는 3만여 명의 관람객이 찾으며, 하회마을의 전통과 예술이 어우러진 야경의 정수를 선보였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조선시대 선비들의 강변 풍류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으로, 줄에 불씨를 이어 강 위로 흘려보내는 장면이 압권이다. 만송정 숲을 배경으로 낙동강 위를 가르는 불빛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했다.
올해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관람객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했다. 공연 전에는 숯봉지 만들기, 소원 달걀불 쓰기, 장승 깎기,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가족 단위 관광객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사전예약제가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회차별 관람 인원을 조정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 체계를 정비했으며, 지역주민·의용소방대·유관기관이 협력해 안전하고 질서 있는 관람 문화를 정착시켰다.
(사)안동하회마을보존회를 비롯한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공연 제작에 참여하며, 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지역 문화콘텐츠로 발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동시는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회차 확대와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 연계 등 운영 고도화를 추진한다. 또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세계유산축전 등 지역 대표 행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하회선유줄불놀이를 안동 야간관광의 대표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화숙 안동시 문화유산과장은 “줄불놀이는 단순한 불빛의 향연이 아니라 하회마을의 미학과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욱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관광객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