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혁신도시 이전 1주년 맞은 김재수 대구한의대 한방병원장 인프라 부족 동구·경산·영천에 우수한 한방 의료 서비스 제공 연구·임상 결합 메디플렉스 육성 “대학병원급 진료 시스템 도입”
“대구한의대한방병원이 대구 동구 혁신도시 이전 1주년을 맞아 지역민의 신뢰를 넘어 한의학의 미래를 제시하는 병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재수 대구한의대한방병원장은 28일 이전 개원을 맞아 “의료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동구·경산·영천권에 상급 한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의학 교육·연구·임상이 결합된 메디플렉스(Medical Complex)형 병원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본원 이전 개원은 입지 이동이 아닌 전환점“이라며 ”병원과 한의대가 맞닿아 있는 구조 덕분에 교육과 진료, 연구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융합형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이전 개원한 대구 동구 혁신도시는 동구 지역민뿐만 아니라 인근 경북도민들에게 있어 상급 의료기관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이었다"며 "병원의 이전 개원으로 인근 주민의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대구‧경북 지역민들에게 전문성과 신뢰를 갖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한의학과 출신인 김 원장은 대구한의대의 강점을 ‘규모가 만드는 전문성’으로 설명했다.
김 원장은 “과거 경희대와 대구한의대는 정원이 120명으로 전국 최대였다. 학생이 많다는 건 곧 학문적 다양성과 교수진 확충의 토대가 된다는 뜻"이라며 "그 기반 위에서 임상과 연구, 산업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학은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만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심리·사회적 요인을 모두 아우르는 ‘전인적 치료’”라며 “그 점에서 한의학은 의학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학문”이라고 말했다.
고향도, 대학 소재지도 아닌 대구에서의 삶을 묻자 김 원장은 “대구는 ‘대프리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덥다. 그런데 날씨만큼 사람들도 정말 따뜻하다”며 "여기서 제 인생 2막을 잘 살고 있다”고 웃음을 머금었다.
김 원장은 안면마비와 척추·관절 질환이 전문 분야다. 그는 “급성 안면마비 환자는 대부분 치료가 잘 되지만, 후유증 환자나 고령의 척추 질환 환자는 쉽지 않다”며 “그래서 완치 후 ‘생활이 편해졌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를 묻자 “90세 환자 한 분은 협착증으로 걷지 못하다가 치료 후 다시 걸을 수 있게 됐다. ‘걷게만 해주면 집 한 채를 사주겠다’고 하셨지만, 결국 인사만 받았다"면서 "그래도 그분의 발걸음이 저에겐 가장 큰 선물이었다”고 미소 지었다.
김 원장은 “병원은 광역권 의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학병원급 진료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건강증진센터와 재활치료센터, 365일 연중무휴 진료 가능한 365진료센터 등 특성화 진료센터를 운영 및 확대해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실현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병원은 조경·문화행사 등 비의료 서비스도 확대 중이다. 김 원장은 “스마트 진료 앱을 통해 예약과 대기 절차를 간소화하고, 환자가 편안히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한·양방 협진에 대해 ‘한의와 의학의 병행’이 아닌 ‘진단부터 경과 관리까지의 통합’으로 정의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척추 질환 환자는 영상의학과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한의학 척추관절센터에서 침·약침·추나요법 등을 시행한다. 이후 의학 협진센터의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다”며 “이 같은 통합 시스템은 치료 효율을 높이고 재활 기간을 줄이는 실제적 협진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를 계기로 해외에서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현상에 대해 김 원장은 “한의학이 세계 보건의료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할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병원은 진단과 치료 프로토콜의 표준화, 임상연구를 통해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의학 의료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한의학의 우수성과 함께 건강 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한의학을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