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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정 문화유산이 뭐길래’···칠포진성은 ‘반발’, 고현성은 ‘기대 솔솔’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10-22 15:59 게재일 2025-10-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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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칠포진성’ 규제 우려에 반대
“주민공감대 형성 이후 다시 추진”
오천 고려토성 ‘고현성’ 인근 주민
“공원으로 만들었으면…”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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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 원리 산3-2번지 일대 잡초가 무성한 산비탈 위에 ‘고현성 유적'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포항지역 도지정 문화유산을 놓고 주민들 사이에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리 ‘칠포진성’의 성벽과 맞닿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포항시가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포항시는 주민 반발을 이유로 해당 절차를 중단했다. 

조선 전기 수군 진성인 칠포진성은 역사·학술적 가치가 높아 지역 차원의 보존과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보호구역 설정에 따른 건축·증축·보수·형질변경 제한 등의 규제를 우려한 주민들이 반대한 것이다. 

포항시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학술적 가치가 큰 칠포진성을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주민 공감대 형성 이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반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원리에 있는 고려 토성 ‘고현성’의 ‘도지정 문화유산’ 승격 절차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어 칠포리 주민들과 대조를 보였다. 

칠포진성은 성벽이 주택과 맞닿아 있어 생활권 제약이 불가피했지만, 고현성은 대부분 임야나 방치된 사유지로 민가가 드물다. ‘보존은 규제’라는 인식이 ‘보존은 보상’이 된 셈이다. 

포항시는 조례에 따라 ‘고현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내 건축행위 허용기준(안)’을 공고하고, 31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고 있다. 도지정 문화유산으로 승격되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법적 절차다. 한 주민은 “놀리던 땅을 시에서 사 준다면 그게 더 낫다. 공원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화유산활용팀 관계자는 “고현성은 주거지와 떨어져 있고, 일부는 과거 개발 중 발굴된 땅이라 지정 후 시가 매입하면 낫다는 의견도 있다”며 “일부 소유주는 건축 제한을 우려하지만, 전체적으로 반대 일색은 아니다. 보상 절차가 명확해지면 찬성 여론이 더 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도지정 문화유산이 되면 토지 매입과 정비가 가능해지고, 장기적으로는 풍납토성이나 몽촌토성처럼 성곽 공원 형태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며 “고현성 사례를 계기로 문화유산이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존의 행정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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