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엄마와 스크린골프로 실력 배양 "바른 인성과 강한 멘탈 갖춘 선수될 터"
칠곡군의 한 초등학생이 지난 7월 열린 도지사배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 속 대구CC에서 어린 골프 꿈나무들의 치열한 샷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는 뜻밖에도 대회 첫 출전의 초등 4학년 소년이었다.
주인공은 매원초등학교 4학년 김태양(10) 군. ‘제30회 경북도지사배 골프선수권대회’에서 그는 침착한 경기 운영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번 대회는 도내 초등학생 선수들이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많은 경쟁자들 속에서도 김 군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강한 승부근성을 발휘했다. 끝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않으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고, 결국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는 시상식에서 “열심히 연습한 보람을 느낍니다. 부모님과 코치님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훌륭한 선수가 되겠습니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 군의 골프 인연은 유아 시절 장난감 골프채에서 시작됐다.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지는 1년 반 남짓. 하루 3~5시간씩 연습을 이어가며 짧은 기간에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캘리골프클럽 이수민 프로님과 훈련할 때가 가장 즐겁습니다. 하지만 함께 연습하는 또래 친구가 없어 가끔 지루할 때도 있어요”라며 소년다운 솔직한 답변 속에서도 골프에 대한 열정은 확고했다.
학업과 훈련을 병행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하지만 담임교사의 배려와 부모의 지지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군은 “아빠, 엄마와 스크린골프를 치며 연습장에서 대결도 한다”며 가족의 응원을 전했다.
그는 자신 있는 기술로 ‘어프로치’를 꼽으며 “바른 인성과 강한 멘탈을 갖춘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롤모델로는 세계 정상에 오른 스코티 셰플러와 한국의 최승빈 선수를 언급했다.
부모 역시 “아들이 좋아하는 골프를 즐기며 성과를 내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첫 대회에서 거둔 값진 성과는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김태양 군에게는 더 큰 무대로 나아갈 자신감을, 지역 골프계에는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그의 골프 인생 제1장이 이렇게 화려하게 열렸다.
/박호평기자 php111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