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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약속’ 온데간데… 고성·비난으로 얼룩진 정기국회

고세리 기자
등록일 2025-09-10 20:17 게재일 2025-09-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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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 ‘파행’
정청래 “내란 세력과 단절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 받아” 경고에
野의원들 항의… 일부 퇴장하기도
‘對與 맹공’ 송언석에도 야유•박수
연설 후 쏟아진 막말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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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던 국민의힘(윗쪽) 의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야유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9~10일 이틀간 이어졌지만, 여야의 거친 고성과 맞불 박수 속에 ‘협치’가 실종됐다. 불과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협치 물꼬를 트는 듯했으나 양당 대표연설은 결국 정쟁과 상호 비난으로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전날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청산’을 19번 언급하며 “‘내란 청산’을 시대정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반미 테러리스트”라며 항의했고 일부는 퇴장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양보는커녕 연설 내내 여전히 국민의힘을 없애겠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면서 “제1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했다. 

하루 뒤인 10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맹공했다. 그는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을 ‘기업 단두대법’으로, 확장 재정을 ‘미래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으로 비판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내란특별재판부와 3대 특검을 두고는 “독재국가에서나 벌어지는 정치 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장내는 연설 내내 야유, 고성과 박수가 뒤엉키며 소란이 일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건희한테 이야기하라”, “정신 못 차렸다” 등 거친 비난을 내뱉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잘한다”, “옳소”를 외치며 수십 차례의 박수를 보냈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 한 의원이 “당신 때문에 예산이 깎였다”고 외치는 소리에 “‘당신’이라는 표현은 존경의 표현으로 이해한다”고 맞받기도 했다. 

연설 직후에도 막말 논란이 불거졌다. 전날 민주당 정 대표가 “‘노상원 수첩’이 현실로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발언 당사자가 송 원내대표라고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했고, 국회 윤리위 제소 및 의원직 제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으로 남은 정기국회 기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비롯해 개혁 입법과 예산안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송 원내대표 연설 직후 “오늘 연설 내내 많은 항의가 있었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비판과 고함으로만 얼룩진 본회의장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어떻게 봤을지 반성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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